[매일춘추] 단순함

입력 2012-01-18 07:33:23

심플, 단순, 간단, 미니멀리즘은 명료함으로 인식과 전달을 극대화시킨다. 마케팅 역시 마찬가지이다. 제품과 브랜드의 라이프사이클이 긴 아이템, 좋은 디자인은 결코 복잡하거나 장식적이지 않다.

신제품이 하나 나올 때마다 전 세계인이 관심을 가지고 애타게 기다리게 만든 애플사의 마케팅 전략은 단순함, 바로 심플이다. 애플사의 제품과 패키지,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을 보면 "이게 다야?" 할 정도로 간단하고 명료하다.

'잡스 룩'이라 불리는 검은 터틀넥 티셔츠와 같은 브랜드의 청바지와 같은 브랜드의 운동화를 고집하면서 애플의 이미지와 부합하는 심플룩을 연출하였다.

애플 창립 당시 스티브 잡스는 매우 다양한 패션 스타일을 선보였다. 그러나 자신보다는 제품이 더 돋보이고, 자신보다는 프레젠테이션에 더 관심과 집중이 되도록 항상 같은 스타일의 옷을 입었던 것이다. 제품의 심플함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자신의 패션까지도 단순함을 보여주는 실천적 행동을 했다. 그의 프레젠테이션 또한 간결함, 단순함으로 최대의 설득력을 호소한 것으로 유명하다. 60일 동안 200만 대의 아이폰이 팔린 것을 200만을 어필하지 않고, '3초에 1대'가 팔렸다는 논리로 청중들에게 단순함을 통하여 정확하고 빠르게 정보를 전달시켰다.

영국 런던 왕립 예술학교에서 세계의 최고 디자이너로 선정된 디터 람스는 가능한 한 심플한 디자인이 굿 디자인라고 했다. 그가 좋은 디자인이라고 말하는 디자인의 10가지 원리는 '정직한 디자인', '오래 지속되는 디자인', '가능한한 적게 디자인할 것' 등이다. 결국 있을 것만 있는 디자인, 심플한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며, 오랫동안 지속되어 사랑을 받는 디자인이라는 것을 배울 수 있다.

닌텐도, 모리 트러스트, 소프트뱅크 등을 물리치고 2009년 일본의 최고 부자로 등극된 야나이 타다시 회장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디자인의 옷인 유니클로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1990년대 한 아이템당 50만 장 정도가 팔리면 대히트라고 하는 일본의 패션업계에서 200만이나 팔린 플리스 재킷은 1999년 850만 장, 2000년 한 해 동안 무려 2천600만 장이 팔려 일본열도를 ' 플리스(fleece) 열풍'으로 뜨겁게 달구었다. 일본의 '국민 유니폼'이라 불리는 유니클로의 디자인 역시 바로 심플함이다. 가장 필요한 아이템, 최소의 기능을 갖춘 디자인, 바로 심플 디자인이 오랫동안 사랑을 받으며,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단지 단순하고 간단한 디자인만을 추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디자인은 심플화시키면서, 최고의 기능과 성능, 품질을 위해서 부단한 노력을 했다. 복잡할수록, 상황이 어려울수록 가장 단순한 원리로 돌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전 문 양(푸드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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