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전 일본군 金 한국 곳곳, 러 돈스코이 보물은 동해에, 무수히 도전 못
'땅속에 금괴가 있다면….'
최근 한 탈북자가 자신의 양아버지가 한국전쟁 당시 팔공산 동화사에 금괴 40㎏을 묻어뒀다고 주장해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실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당국의 허가를 받아 발굴이 진행되면 금괴 존재 유무를 떠나 시중의 큰 화제가 될 전망이다.
보물이 잔뜩 실린 보물선을 찾거나 땅에 묻힌 금괴를 발견하는 꿈. '금값이 금값'이다 보니 상상만으로 즐거운 일이다.
◆야마시타 골드, 돈스코이 호 보물은 과연 있을까
보물 사냥꾼들은 우리나라에 꽤 많은 보물이 숨겨져 있다고 믿는다. 믿음의 근거 중 하나는 '황금백합작전'이다. 일제 강점기 당시 패망 직전의 일본군이 자국의 재건 자금으로 이용하기 위해 중국과 만주 등에서 문화재와 금괴를 약탈했던 작전이다.
일본이 보물을 옮기던 중 연합군의 해상 장악으로 운반이 어려워지자 우리나라 어딘가에 보물을 숨겨뒀거나 일본 본토로 운반 도중 침몰됐다는 것. 당시 일본군 사령관이었던 야마시타 도모유키의 이름을 붙여 '야마시타 보물' 혹은 '야마시타 골드'로 불린다.
야마시타 보물이 묻혀있다고 추정되는 곳은 제주도, 부산, 공주, 부평 등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다. 특히 제주도의 경우 1980년대 이후 보물 사냥꾼들에 의해 십수 차례나 파헤쳐질 정도로 야마시타 보물섬으로 여겨진다.
거제도 근처에 야마시타 보물을 실은 배가 침몰해 있다는 설도 있다. 1945년 일본으로 가던 해방39호가 연합군의 폭격으로 거제도 앞바다에 수몰됐다는 소문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발굴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성과는 없다.
여수 앞바다 한 무인도에 20조원 상당의 금괴가 묻혀있다는 주장도 유명하다.
야마시타 보물 못지 않게 유명한 것이 '돈스코이 호 보물'이다. 1905년 러일전쟁 당시 울릉도 앞바다에서 일본함에게 격침된 '드미트리 돈스코이 호'는 금괴를 싣고 블라디보스토크로 도주하던 중이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최대 150조원 가치의 보물이 실려 있다고 한다. 동아건설이 발굴 사업 승인을 받아 2000년 탐사를 시작했지만 보물은 확인되지 않았다.
◆필리핀에서 발견된 2천t의 금괴
실제로 보물이나 금괴를 발굴하는 일은 종종 일어난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9월 미국 탐사업체 '오디세이 마린'이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잠수함의 어뢰를 맞아 침몰한 영국 증기화물선을 발견했다. 이 화물선에는 현재 가격으로 약 2천775억원 상당의 은괴 200t이 실려 있었다.
이 업체는 2009년 도버해협에서 금화 4t이 선적된 영국전함을 발견했고, 2007년에는 스페인 침몰선에서 5천억원이 넘는 보물을 찾아내기도 했다.
1990년대에는 필리핀 등 동남아지역에서 금괴가 발견되는 일이 많았다. 1994년 6월 민다나오섬에서는 순도 90%의 금괴 약 2천t이 발견됐다. 1996년에도 같은 섬에서 12.5㎏짜리 금괴 10만 개가 나왔고 보물 사냥꾼 사이에서는 이 금괴들이 야마시타 보물로 여겨진다. 발굴 당시 금괴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부비트랩이 설치돼 있기도 했다. 아직까지도 이 섬에는 남아있는 보물을 찾기 위한 보물 사냥꾼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국내에서는 금 무더기가 발견된 기록은 없다. 대신 보물은 종종 모습을 드러낸다. 가장 알려진 것은 '신안 보물선'. 1973년 한 어부가 신안군 증도면 앞바다에서 도자기 몇 점을 건져 올린 것을 시작으로 신안 보물선이 발견되고, 수 만 점의 도자기와 엽전 등이 발굴됐다.
신안 보물선 발견은 수중 문화재에 대한 관심으로, 태안, 군산 등에서도 많은 문화재가 나오기 시작했다.
◆찾은 보물은 누구의 것일까
동화사에 금괴가 묻혀있다는 소식에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금괴가 발견되면 누구의 소유인가'일 것이다.
민법 제254조 '매장물의 소유권 취득'에 따르면 매장물을 발견했을 때 1년 이내에 소유자가 권리를 주장하지 않으면 발견자가 소유권을 취득하게 된다. 다만 국유지를 포함한 타인의 토지에서 매장물을 발견한 경우에는 반반을 나눠가지게 된다.
다만 매장물이 문화재일 경우에는 발견자가 국가에 적당한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 신고 문화재의 가치가 1억원 이상(1등급)인 경우 2천만원, 7천만원 이상(2등급)인 경우는 1천500만원, 최하등급인 5등급은 200만원이 지급된다.
탈북자 A씨가 동화사에 묻혀있다고 주장한 금괴는 시가로 23억9천만원 상당이다. 만약 금괴가 발견된다면 법원이 A 씨를 금괴의 소유자로 볼 것인 지, 매장물 최초 발견자로 판단할 지에 따라 소유권도 달라진다. 만약 A씨가 소유자로 인정된다면 금괴의 소유권 전체가 A씨에게 있는 것이지만, 최초 발견자가 된다면 토지 소유주인 동화사와 소유권을 반으로 나눠야 한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