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고물가 시대 소비…브라 와이어까지 교체
직장인 이미선(29'여) 씨는 최근 대구백화점 프라자점 수선소를 찾았다. 유행이 지나 거의 입지 않았던 코트를 고쳐 입기 위해서다. 이 씨는 "싼 비용으로 코트를 조금 손질했더니 최근 유행하는 스타일의 코트로 재탄생했다"며 "며칠 내로 부츠, 구두 등도 리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불황형 알뜰 소비 풍조가 확산되고 있다.
고물가에 경기 침체 우려까지 높아지면서 고쳐쓰고, 바꿔쓰는 절약형 소비가 늘고 있는 것.
롯데백화점 대구점의 경우 최근 수선실을 이용하는 고객 수가 지난해보다 대폭 늘었다.
보통 겨울 시즌 하루 평균 수선 의뢰건수가 20~30명 내외였던 것이 최근 들어 의류 수선 의뢰건수가 주중에는 30~40명, 주말에는 50~70명이 넘는다. 지난해와 비교해 20% 이상 늘어난 수치이다.
구두는 수선 의뢰 건수가 작년보다 15% 이상 늘어나면서 현재 전체 수선 접수 건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의류는 지난해까지 하루 1, 2명 정도에 그쳤지만 올해 하반기 이후에는 하루 평균 10~15명으로 늘어났다.
전상진 수선실 실장은 "겨울은 보통 비수기인데 수선 및 리폼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고객들이 늘어난 것 같다"며 "지난해 10월 장비도 최신 기기로 교체했기 때문에 무리 없이 수선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현재 6층과 3층, 두 곳에서 수선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인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별도의 접수 데스크를 마련하고 피팅룸도 새롭게 선보여 고객 편의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저가 품목까지 리폼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대구백화점 란제리 전문코너에는 최근 브래지어의 와이어, 끈 등의 교체를 요구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반 제품보다 20~30% 이상 저렴한 리필제품도 인기다.
리필상품이 처음 선보인 초창기에는 커피, 세제, 섬유유연제, 샴푸 등 생활용품 위주였으나 최근에는 껌, 화장품, 방향제, 문구류 등으로 점차 확대되어 가고 있다.
동아백화점의 경우 리필제품은 2005년 후반기 접어들면서부터는 세제, 샴푸, 린스 등의 위생용품을 중심으로 용기에 포장되어 있는 정상 제품의 매출을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다.
동아백화점 쇼핑점 박병구 팀장은 "단위가격 표시제 이전에는 용기에 담겨진 카튼 상품(쓰고 용기는 버리는 제품)과 리필상품의 구성비가 4대 6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2대 8 정도로 리필상품을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이 저렴한 기획'이월 상품들도 인기다.
동아백화점의 경우 기획상품이나 이월상품 매출 비중도 지난해보다 1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 행사장에서 주로 선보이는 기획상품과 이월상품은 신상품과 큰 차이를 느끼지 않을뿐더러 보다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백화점 관계자는 "고객들이 유행보다는 이월이나 할인 상품을 찾는 알뜰 소비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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