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서 뉴욕까지' 서방 휩쓴 저항의 물결
스페인 마드리드부터 뉴욕 맨해튼까지 2011년은 서방에서도 저항의 한 해였다.
연초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시작된 '피플 파워'의 물결은 이집트와 리비아, 중동을 거쳐 5월께 지중해 건너 유럽에 상륙했다.
29일 AFP 통신은 서구의 시위가 유혈사태로 비화하지 않았다는 차이점이 있을 뿐 정부의 무능과 부패, 치솟는 실업과 빈부격차에 버티다 못해 마침내 집단행동으로 표출됐다는 점에서 아랍 민중봉기의 연장선에 있다고 분석했다.
맨해튼의 '월가 점령' 시위대는 민중봉기의 도도한 물결이 아랍의 봄을 꽃피우고 유럽의 여름을 달궜으며 이어 미국의 가을에 무르익었다는 의미로 "아랍의 봄, 유럽의 여름, 미국의 가을"이라고 외쳤다.
지난 5월 스페인에서는 청년실업과 예산삭감, 정치부패를 비판하는 '성난 사람들(Indignados)'로 불리는 시위대가 등장했다.
다음 달 수도 마드리드에는 시위대 20만명이 운집하고 텐트촌이 형성되는 등 스페인 민중의 외침이 절정에 달했다.
스페인의 성난 사람들은 서방의 유권자들이 각성해 새로운 움직임을 조직하는 계기가 됐다.
같은 달 25일 그리스에서도 아테네 중심부에 노숙캠프가 만들어지는 등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지난 8월 런던 등 영국 중남부를 뒤흔든 청년 폭동도 전 세계적인 저항 운동의 일부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영국 정부는 '폭도들'의 행위를 공동체에 대한 범죄로 규정하고 엄정 대응했지만 그들이 범죄자에 지나지 않는지, 아니면 다른 나라에서 표출된 정치·경제 권력에 대한 분노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인지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9월에는 텔아비브 등 이스라엘 여러 도시에서 40만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고물가와 주택 부족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같은 달 미국 맨해튼의 주코티 공원에서는 금융자본의 탐욕과 극심한 빈부격차에 항의하는 '월가를 점령하라'는 제목의 무기한 노숙 시위가 물꼬를 텄다.
소셜미디어로 무장한 점령 시위는 미 전역으로 확산했고 이어 캐나다, 유럽을 돌아 아시아와 호주까지 전파됐다.
점령 시위대는 요구 사항이 분명치 않았고 공공시설 무단 점거 문제로 자치단체와 갈등을 빚는 등 한계를 노출했지만 '1대 99 사회'라는 강력한 정치적 구호를 남기고, 내년 대선을 앞둔 미 정치권이 부자증세 등 빈부격차 해소정책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도록 기운을 불어넣었다.
1대 99의 구호는 올해가 가더라도 사그라지지 않고 생명력을 유지할 기세다.
가장 최근에는 반정부 시위를 보기 어려운 러시아 모스크바와 중국의 농촌에서 분노의 외침이 터져 나왔다.
지난 14일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정부와 그 주변 세력에 대한 분노와 증오가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커졌다"고 진단하면서, '시위대(protest)'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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