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은근히 신경을 곤두서게 만드는 것은 바로 '건배사'다. 모임의 성격에 어울리면서도 위트 넘치는 건배사는 분위기를 띄우는 것은 물론 좌중을 휘어잡는 언변의 마술사로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이럴 때 인용하거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책들이 많다. 그중 하나 '알까기 건배사 200'은 신년, 골프장, 사우나, 부부동반 모임 등 다양한 장소와 상황에 어울리는 건배사 200여 개를 모은 책이다. 이 책은 신년에는 '스마일'(스쳐도 웃고 마주쳐도 웃고 일부러 웃자), 골프장에서는 '올버디'(올해도 버팀목이 되고 디딤돌이 되자), 부부동반 모임에서는 '여보당신'(여유롭고 보람차고 당당하고 신나게), 회식에서는 '소화제'(소통과 화합이 제일이다), 끝날 때는 '변사또'(변함없는 사랑으로 또 만나자) 등의 건배사를 제안했다.
센스 넘치는 건배사에다 딱딱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는 난센스 퀴즈까지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책에는 눈이 좋은 사슴을 '굿 아이디어', 대통령선거의 반대말은 '대통령 앉은거' 등의 난센스 퀴즈 1천 개도 함께 소개돼 있다. 저자 윤선달 씨는 "유머가 현대인의 필수조건이 되어버린 요즘, 이 책이 인간관계를 부드럽개 해주는 윤활유 노릇을 톡톡히 해 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건배사 구호는 간결할수록 좋다 보니 최근 건배사에는 삼행시 형식의 줄임말이 대세다. '너나 잘해'(너와 나의 잘나가는 새해를 위하여), '해당화'(해가 갈수록 당당하고 화려하게), '아저씨'(아자 아자 저무는 한 해는 잊고 다시 시작하자) 등의 건배사는 송년회 모임에 제격이다.
하지만 선창과 후창 형식의 건배사도 여전히 인기있다. '우리가 남인가'라고 외치면 좌중이 일제히 '아니다'고 화답하는 형식이다. '이게 술인가?'라고 선창하면 '아니다!'라고 외치고, '그럼 뭔가'라고 다시 물으면 '정이다'(건배사)로 끝을 맺는 방식도 있다.
도저히 위트 넘치는 건배사를 기억할 자신이 없다면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KTH는 '음주문화의 종결자, 당신멋져!' 앱은 송년회에서 후배들에게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다양한 '건배사' 예시를 제공하고 있다. 하이트맥주가 제공하는 '건배사' 앱과 '스토리 건배사' 앱 역시 재미있는 건배사를 검색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건배사의 핵심은 모든 사람이 한목소리로 구호를 외치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간결할수록 좋으며, 건배사를 외칠 때는 평소 말할 때보다 목소리를 크고 힘있게 내면서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 "준비됐습니까?" 등의 추임새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윤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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