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잇따른 원전 고장, 안전 불감증 때문 아닌가

입력 2011-12-15 11:00:52

원전이 사흘이 멀다 하고 고장으로 멈춰서면서 국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13일 울진 원전 1호기가 멈춰선 데 이어 14일 고리 원전 3호기가 터빈 발전기 고장으로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안전에 대한 염려는 말할 것도 없고 전력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지나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최근 고장이 기계적 결함 등 시스템 문제가 아닌 사고 원전 작업자의 어처구니없는 실수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지난해 10월 울진 원전 6호기 고장에 이어 어저께 울진 1호기의 발전 정지도 점검 과정에서 작업자가 증기 밸브를 잠그지 않는 사소한 실수가 빚은 사태였다. 작년 12월 신고리 2호기 고장은 나사 하나가 빠져 빚어진 일이고, 올 2월 영광 5호기 정지 사고는 30㎝짜리 드라이버가 냉각재 펌프 안에서 발견되면서 가동이 정지된 것이다.

국민의 안전과 안정적 전력 공급을 책임지는 원전이 이런 작은 실수들을 되풀이하면서 자칫 화를 부르고 국가적으로 큰 손해를 초래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재 운영 중인 21기 원전의 전력 공급률은 전체의 31%를 차지한다. 그런데 울진 4'5호, 월성 4호 등 3기가 정비 때문에 가동이 중단된 상태인데다 이틀 새 원전 2기가 한꺼번에 고장 나면서 12%에 달하던 전력 예비율은 8%로 뚝 떨어져 간당간당한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이러고서야 어찌 국민들이 정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 발전소를 믿고 생업에 열중할 수 있을 것인지 묻고 싶다. 한국수력원자력 측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해당 발전소장을 대기발령하는 조치까지 내렸다지만 불안감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다. 당국은 인재로 인한 사고의 반복이 안전 불감증 때문은 아닌지 엄중히 점검하고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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