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희망텐트' 장기화되나

입력 2011-12-07 20:42:47

쌍용차 '희망텐트' 장기화되나

금속노조가 7일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에 '희망텐트'를 쳤다. 한진중공업 사태 당시 '희망버스'의 후속판인 셈이다. 장기농성에 들어갈 모양새를 갖춘 것이다.

노동계는 희망텐트를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 연대를 끌어낼 거점으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경찰과 평택시는 그러나 희망텐트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자진철거하지 않으면 강제 철거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충돌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금속노조는 이날 평택공장 앞에서 해고-휴직자 복직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정문 앞에 캠핑용 텐트 4동과 공용천막 1동을 쳤다.

공장 앞 숙박 농성을 통해 쌍용차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각계각층의 참여를 끌어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내년 1월 초까지 홀수일에 평택공장 앞에 집회신고를 내 장기농성 토대도 갖췄다.

해고자들 중심으로 맥을 이어가고 있는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쌍용차 정리해고 철회투쟁을 한 지 1천일이 되는 내년 2월15일 전까지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속노조 측은 2009년 8월6일 맺은 노사합의 이행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쌍용차는 명분과 실익이 없는 요구라는 입장이어서 '텐트 농성'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희망텐트'에 맞서 쌍용차측도 내년 1월 초까지 짝수일마다 평택공장 앞에 맞불성 집회신고를 냈다.

쌍용차는 올해 3월에야 겨우 법정관리에서 벗어나 회생노력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공장 앞 텐트농성이 장기화되면 부정적인 기업이미지 확산, 회사 신인도 하락에 따른 판매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쌍용차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2009년 파업 여파로 실추된 기업이미지로 아직 정상적인 라인운영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희망텐트촌 투쟁'은 회사의 경영정상화 노력에 차질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2009년 해고자와 무급휴직자를 포함해 모두 2천195명에 대해 구조조정을 단행한 뒤 그해 8월6일 노사합의에 따라 구조조정 문제의 후속 처리방향을 매듭지었다.

당시 합의에 따르면 무급휴직자 468명은 1년 경과 후 생산물량이 증대되어 주간연속 2교대가 실시되는 시점에서 복직시킬 수 있다고 돼 있다. 하지만 사측은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며 2년이 넘도록 휴직자들을 복직시키지 않고 있다.

경찰도 희망텐트가 사회 이슈화되어 '제2의 희망버스'가 될 것을 우려해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희망텐트' 설치를 불법으로 규정하고도 막지 않은 것도 사태확산 우려에 대한 조심스러움이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남섭 사무국장은 "쌍용차 정리해고 이후 19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는데도 고통받는 노동자들을 방치하고 있는 쌍용차를 더 두고 볼 수 없었다"며 "텐트를 강제 철거하면 또 설치해 농성을 이어가겠다"며 장기 농성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