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유로화 운명 가를 한 주 시작돼
유럽과 유로화의 운명을 가를 한 주가 시작된다.
유럽연합(EU) 27개국 정상들은 오는 9일 브뤼셀에서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유럽 재정·금융위기를 해결할 근본 대책을 논의한다.
이번 회담은 그리스에서 시작된 유로존 재정위기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며 유럽은 물론 세계 전체로 위기가 확산되는 가운데 열리는 것이다.
이에 따라 EU 정상들은 그간의 미봉책들을 뛰어넘는 근원적 처방들을 놓고 치열한 '끝장토론'을 벌인다.
무엇보다 유로화라는 통화동맹을 장차 재정동맹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재정통합 방안이 핵심 의제로 떠올라 있다.
이는 독일 등의 완강한 반대 입장을 누그러뜨려 어떤 식으로든 유로존 공동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단초라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재정통합 강화를 위해선 EU 집행위원회나 유럽중앙은행(ECB), 유럽사법재판소(ECJ) 등에 개별 회원국의 예산 편성 등 재정주권에 개입하고 위반국에 대해 실질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권한을 줘야 한다.
이와 관련해 유로존 17개국이 별도의 조약을 체결하는 방안은 EU를 분열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일단 27개국이 체결한 EU조약의 개정을 모색키로 했다.
이 같은 중·장기 개혁과 별도로 이탈리아와 스페인까지 흔들고 있는 금융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시급한 단기적 대책들도 논의된다.
여기에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와 국제통화기금(IMF)의 위기 진화 자금을 확충하는 방안을 매듭짓는 것과 ECB가 위험국가 국채를 무한정 사들이는 방안 등이 포함돼 있다.
이러한 대책들에는 유로존과 EU 회원국 간에 첨예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 어느 하나 타결이 쉬운 것이 없다.
이에 따라 주요 국가들과 EU 집행위는 그동안 막전막후에서 사전 협상을 시도해 왔으며 이번 주 부터는 이를 본격화하는 일정들이 잇따라 잡혀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5일 파리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 유로존 재정통합을 위한 공동의 입장을 마련, 정상회의에 내놓을 예정이다
한편 위기 확대의 진원지인 이탈리아는 이날 2013년까지 균형 예산을 달성하기 위한 추가 긴축안을 공식 발표하고 의회에 제출한다. 긴축안의 내용과 의회가 이를 승인해 주느냐가 금융시장의 초미의 관심사다.
유로존 위기의 출발지인 그리스의 의회는 7일 구제금융의 조건인 내년도 긴축 예산안을 표결한다. 긴축안 부결 시 시장이 요동치고 EU 정상회의의 분위기도 더 복잡해진다.
또 이날 유럽의회 내 중도 우파그룹인 국민당(EPP)의 회의가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이틀 일정으로 열린다.
유로존 사태가 세계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판단한 미국도 확실한 대책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며 막판 압박에 나선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6일-8일 독일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를 방문해 해당국 정상과 재무장관, 중앙은행장 등을 만나 미국의 입장을 재차 강조하면서 공조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U 정상들은 정상회담 하루 전날 브뤼셀에 도착해 비공식 만찬을 하는 이례적인 일정을 마련했다.
상황의 심각성과 복잡성을 감안해 사전 조율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EU는 9일 정상회담에서 밤샘회의를 해서라도 타개책을 내놓지 못하면 금융시장은 물론 유로존과 유럽의 미래가 요동칠 것이라는 위기감에 사로잡혀 있다.
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