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붕괴 20년…미-러 관계개선 가능할까
소비에트 연방 붕괴가 올해로 20년을 맞으면서 여전히 냉랭한 미국과 러시아 간 관계 회복의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는 소련이 붕괴되고 냉전시대가 막을 내렸을 때 과거 팽팽했던 관계에 대한 재설정을 시도했지만 완벽한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데 실패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러시아의 국내 총생산은 미국의 10%에 불과할 만큼 경제적으로는 미국이 여전히 러시아를 크게 앞서 있지만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더 이상 '단일 초강대국'이 아니다.
러시아는 그들이 다극화된 세계를 떠받치는 중요한 기둥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하고 있다.
소비에트 연방의 붕괴는 미국에는 그들의 영향력을 확산시킬 수 있는 기회였지만 지난 10년간 미국의 권위 행사는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이끄는 '자신감에 찬' 러시아에 가로막혔다.
지난 2003년 미국이 주도한 이라크 공격으로 불협화음이 촉발된 이후 조지 부시 미 대통령 재임 기간인 2008년 러시아와 조지아 간 5일 전쟁으로 미-러 관계는 크게 악화됐다.
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에 대한 러시아 지도자들의 인식도 '잠재적 파트너' 보다는 '위협'으로 여기게 만들었다.
현재의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추구하는 양국 관계의 재설정 노력은 일부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새로운 전략 무기 축소 조약과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협력, 러시아와 나토 간 관계회복, 경제 문제들에서 비롯된 새로운 대화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미국과 나토가 구축 중인 유럽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으로 인해 양국 관계는 새로운 고비를 맞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와 유럽연합(EU)의 국경에 위치한 칼리닌그라드에서 날아드는 미사일을 탐지하는 레이더를 작동시켰다고 지난달 29일 발표했다.
러시아는 올해 봄부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과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리비아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군사적 개입을 비판했고 시리아에 대한 제재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푸틴은 미국을 세계 경제의 '기생충'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처럼 복잡하게 꼬인 미국과 러시아 간 관계는 국제관계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앞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러시아 전문가 엔드류 쿠친은 "러시아는 미국과 나토를 주된 위협으로 바라보던 기존의 관점을 다소 변화시키고 있다"면서 "동쪽으로는 갈수록 영향력이 증대되는 중국을 염려해야 하는 러시아 입장에선 불확실한 요소가 늘어날수록 미국과의 관계회복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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