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향인사] 달변보다 글재주 자랑하는 변호사…조대환 메트라이프 상무

입력 2011-12-02 07:17:32

문화예술에도 박식한 '팔방미남'

변호사라고 하면 달변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다. 하지만 그는 뛰어난 글재주도 가지고 있었다. 문화예술에도 심취해 팔방미남 소리를 듣는다. 무엇보다, 부럽게도 그는 '절대 동안'이었다.

조대환(46) 메트라이프생명보험㈜ 상무는 사내변호사다. 고려대 법학과 86학번인 그는 제36회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2003년 미국 조지타운대 로스쿨 석사과정을 마쳐 미국 뉴욕주 변호사이기도 하다. "외국계 기업은 여러 나라를 경험할 수 있는 다이내믹한 영역입니다. 시야도 넓힐 수 있고요. 로펌 때부터 글로벌하게 일하자는 생각에 일도 공부도 참 열심히 했습니다."

사시 합격 후 연수원(26기) 생활이 끝나자 그는 법무법인 화우의 전신인 (법)김신유에서 일했다. 법원이나 검찰 조직의 답답함이 싫었단다. 이후 (법)태평양으로 옮겼다가 미국으로 건너가 공부했다. 하지만 목표를 정해두고 차곡차곡 이력을 쌓았다. 미국에서는 기업 합병과 구조조정에 관한 일을 했고, 국내에서는 IT'에너지'금융 분야를 전문적으로 파고 들었다. 로펌 근무 당시 한국전력 분할 매각이나 팬택 매각 과정을 맡았을 때의 추억도 많다.

"연수원 친구들이 저를 많이 부러워하기도 합니다. 외국어를 공부해서 써먹고, 법률지식을 충분히 활용하고, 국제업무를 위해 출장을 떠나기도 하고… 이 생활, 정말 만족이죠."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많은 글이 뜬다. 월간 잡지 'Low Law'에서 영화에 관한 글을 정기적으로 썼고, 지금도 법률신문에 예술'공연 관련 칼럼 필진으로 활동 중이다. 많은 일간지, 경제지에서 원고 청탁이 들어온다.

"법뿐만 아니라 관심 있는 분야가 정말 많습니다. 이것저것 다 해보고 싶은데 그 중 하나가 글쓰기였죠. 잘쓰는 지는 모르겠지만 제 자신이 글을 쓰면서 즐겁다고 느끼니 마구 마구 쓰는 것이죠."

인터뷰를 끝내고 그의 칼럼을 몇 개 읽어봤다. 차분한 어조로 논리를 이어가는 글들이었다. 그리고 문화예술 분야 속에서의 법률 적용이나 그 분야에 빗대 법률계의 분발을 촉구하는 글이 많았다. 스스로 여러 역할을 하지만 법조인이 가장 중심인 것이다.

클래식에서부터 영화, 연극, 뮤지컬, 오페라, 작품전시회까지 종횡무진인 그에게 '문화 공부를 시작하는 방법'을 물어봤다. 관심이 많았지만 그 역시도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몰랐다고 한다. 그러다 세종문화회관의 문화예술 최고위과정인 '세종르네상스'를 통해 심도있게 문화예술 분야를 공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내변호사협회 부회장이기도 하다. 같은 업계 종사자들과 만나 의견을 교환하고 윈-윈(win-win)하자는 뜻에서 역할을 맡았다고 한다. 사내변호사는 회사 내부의 조언자가 아닌 전략적 파트너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참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영어요? 사실 미국에서 공부하기 전에도 영어를 좋아해서 열심히 한 부분은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계 회사에 들어오니 영어는 공부가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되더군요. 어떤 전문 주제에 대해 합의를 하고 액션을 취하고 이곳저곳의 사정을 듣고 계획까지 해야 하니까 '깊숙한 영어'로 들어오게 됐지요. 자주 쓰는 일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대구 출신인 조 변호사는 수창초, 대건중, 영진고를 졸업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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