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직장 단골집] (86)전사날염 전문업체 '동지물산' 북구 태전동 '옛날 순대국밥'

입력 2011-12-01 14:16:46

전국 순대국밥 순례 마니아 입맛에도 "딱이야"

초겨울이다. 찬바람이 불면 어깨가 움츠러지고 따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법. 대구시 북구 태전동 '옛날 순대국밥'은 '옛날'이란 말을 증명하듯 국물을 옛날식으로 만든다. 주방 안쪽에 커다란 가마솥을 걸어놓고 뼈를 고며 국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마치 시골 장터의 정감 넘치는 국밥집 같은 정경이다. 오랜 단골인 동지물산 김희광 대표는 "이 집 순대국밥을 먹어보면, 음식은 주인의 정성이 반이란 말을 직접 느껴볼 수 있다"고 말한다.

대구 서구 중리동 전사날염 전문업체 동지물산㈜ 김희광 대표는 음식에는 일가견이 있다. 특히 순대국밥 맛 감별은 거의 전문가 수준이다. 맛으로 소문난 전국의 순대국밥 집을 찾아다닐 정도로 '순대국밥' 마니아다. 2년 전쯤 우연히 '옛날 순대국밥집'을 발견(?)해 단골이 됐다.

김 대표는 "담백한 육수와 깊은맛에 반해 이제는 일주일에 두세 번씩 올 정도로 단골이 됐다"고 말한다. 동행한 성준섭(50) 상무는 "다행히 직원들도 모두 이 집을 좋아해 회식 때는 다른 곳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순대국밥 뿐 아니라, 모둠전골과 돼지고기 삼겹살 수육과 순대 등 입맛을 자극하는 맛있는 음식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옛날 순대국밥'집은 태전교를 지나 안동 방면으로 300m 정도 가면 왼쪽에 있다. 큼지막한 간판이 보여 쉽게 찾을 수 있다. 건물 뒤편 주차장도 널찍해 전혀 불편이 없다. 조금 이른 점심시간이었지만 손님들이 슬슬 자리를 잡는다. 자리에 앉자마자 대표 음식인 순대국밥이 뚝배기에 담겨 구수한 냄새를 풍기며 등장한다.

새우젓으로 간을 맞춘 후 국물 맛을 보니 입에 착 붙는 느낌이 일품이다. 국수를 먼저 말아 맛을 보는 것이 순서다. 국밥 속에 든 고기도 푸짐하다. 국밥에 순대 꼬치가 담겨 있다. 기발한 아이디어다.

옛날 순대국밥 박정일(44) 대표는 "다른 순대국밥 집은 순대를 국 속에 함께 말아서 내지만, 우리 집은 꼬치 순대로 돼지국밥과 순대를 별도로 분리했다"고 설명한다. 손님들의 취향에 맞춘 배려가 국밥에 접목됐다. 꼬치 순대국밥의 특징은 무엇보다도 잡냄새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국밥 한 입 먹고, 순대 꼬치 하나 먹고!' 국밥 속에 담긴 꼬치 순대를 하나씩 쏙쏙 빼먹는 재미가 여간 아니다. 국물이 적당하게 밴 순대는 쫄깃하면서도 약간 칼칼한 맛이다. 씹을수록 맛이 살아난다. 순대는 돼지고기에다 열다섯 가지 채소를 함께 갈아 넣었다. 꼬치 순대는 20년의 순대 국밥 역사를 자랑하는 박 대표의 전매특허품이다.

박 대표는 "꼬치를 좋아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순대도 꼬치로 만들면 더 즐기게 될 것이란 생각이 들어 순대 꼬치를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동지물산 황승구(51) 공장장은 "꼬치 순대국밥도 일품이지만, 회식 때 직원들과 어울려 술 한잔 나누기에는 수육과 전골이 최고"라고 말한다.

김옥로(49) 과장도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삼겹살과 수육이 당기는 법"이라며 "퇴근 후 부드러운 수육에다 순대국밥 한 그릇 하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말한다.

동지물산 김 대표는 "영업을 다니면서 낮에 이 집에서 순대국밥을 먹고 갔는데, 저녁에 직원들이 또 이 집에 가자고 하는 일이 허다하다"고 말한다. 따로 꼬치 순대국밥은 한 뚝배기에 5천원이다. 순대+수육정식은 7천원, 수육+순대는 1만5천원(소)과 2만원(대), 모둠전골 2만원(소), 2만 7천원(대). 얼큰 전골국밥(6천원)도 인기다.

##추천 메뉴-삼겹살'목살 수육

'옛날 순대국밥'은 꼬지 순대국밥만 인기 있는 것이 아니다. '삼겹살'목살 수육'도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비장의 인기 메뉴다. 옹기그릇 위에 김을 술술 풍기며 수북하게 담겨 나오는 수육은 기름이 반지르르하다. 그 위에 굵직한 순대가 먹음직하게 올려져 있다. 수육과 순대 맛을 한꺼번에 즐기라는 주인의 배려다. 순대는 부드럽다. 입에 넣어 몇 번 씹다 보면 어느새 목으로 꿀꺽 넘어가고 없다. 수육을 담은 옹기그릇이 특이하다. 송송 뚫린 작은 구멍으로 따끈한 김이 올라와 수육을 다 먹을 때까지 따스하고 촉촉하다. 이홍섭기자 사진'이채근기자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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