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보, 물 줄줄새도 안전하다?

입력 2011-11-30 09:56:50

정부 "구조적 이상 없어" 긴급 점검후에 보수만

최근 상주보 누수와 관련, 정부는 보의 구조적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며 긴급 안전점검을 통한 보수만 벌이고 있지만, 토목전문가와 시민단체는 외관만 살피는 점검만으로는 안전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정밀 안전점검을 벌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산국토관리청은 한국시설안전공단과 함께 29일 경북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주보 누수에 대해 "중력식 보에는 물이 샐 수 있으나, 누수 이외에 콘크리트 내구성 등 구조적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며 "앞으로 준공 전까지 콘크리트 이음부를 보강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시설안전공단은 24일부터 28일까지 상주보에서 누수가 발생한 고정보 185m 구간에 대해 외관과 물밑을 조사해 이음부에서 물이 새는 것을 발견했지만, 다른 결함이 없고 콘크리트 내구성도 설계기준 강도에 적합한 것으로 긴급 안전점검 결과를 설명했다.

한국시설안전공단 김영환 수자원팀장은 "상주보는 커다란 콘크리트 덩어리를 쌓아올린 중력식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이런 시공의 특성상 틈 사이로 물이 샐 수 있고, 누수에 취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구조물 자체의 무게로 형태를 지탱하는 공법이기에 안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토목전문가와 시민단체는 안전성을 근본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선 반드시 구조분석, 콘크리트 시료 채취 등 정밀 안전점검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이영재 경북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어떠한 경우라도 보에서 물이 새면 안 된다"며 "특히 4대강 사업의 보들은 홍수를 대비하고, 물을 저장해 수력발전, 농업 및 상수도용수로 사용해야 하기에 높은 수압을 견디면서 방수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또 "콘크리트 샘플을 채취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고 정확한 안전진단 방법이다. 이를 통해 성분을 분석하고 콘크리트가 중성화돼 강도가 약해지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콘크리트 구조물의 누수 정도와 장기적인 수명을 확인할 수 있는 '3차원 구조해석' 보고서를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생태보존국장은 "이미 낙동강의 8개 보 가운데 상주보, 구미보, 강정고령보, 창녕합천보, 함안보 등 5개 보에서 물이 새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며 "적정 누수량에 대한 명확한 기준도 없는 상태에서 누수로 발생할 수 있는 안전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은 문제"라고 정밀 안전점검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부산국토관리청 김정훈 하천국장은 "긴급 안전점검으로 안전상 문제가 없는 것으로 조사 결과가 나온 상태에서 법적 절차상 정밀 안전점검을 진행할 수는 없다"며 "다만 이번 주부터 상주보와 같은 방법으로 낙동강 8개보에 대해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안전점검은=구조물 외관을 눈으로 관찰 조사하고 초음파 등 비파괴검사를 통해 구조물 내부에 압력을 주지 않으면서 콘크리트 강도를 측정하는 '긴급 안전점검'과 설계도를 바탕으로 한 외부 조사와 초음파 탐사는 물론 구조물의 샘플을 직접 채취해 강도시험과 성분을 정밀 분석하는 '정밀 안전점검'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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