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서리 속 군자의 덕을 본다
국화에는 다섯 가지 아름다움이 있다. 동그란 꽃송이가 높다랗게 달려 있음은 하늘 끝을 의미하며, 섞임 없는 순수한 황색은 땅의 빛깔이요, 일찍 심어 늦게 피는 것은 군자의 덕이요, 서리를 이겨내고 꽃을 피우는 것은 강직한 기상이요, 찻잔 속에 동동 떠 있음은 신선의 음식이다. 늦가을의 끝자락에서 분재국과 은은한 국화차 향에 빠져보자.
◆국화분재
국화분재는 있는 그대로의 국화에 수백 년 묵은 늙은 나무의 형태나 대자연의 풍경을 화분 위에 응축시켜 놓았다. 또한 자연스러운 선과 동양적인 여백의 미도 함께 느낄 수 있다. 거기에다 자신만의 예술혼을 불어 넣어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낸다. 분재국은 석부작, 목부작, 직간작, 사간작, 문인목, 현애작, 합식작 등 다양한 형태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분재국은 10월 중순 이후부터 겨울까지 감상하기 좋다. 달성문화센터(053-715-1284~7) '국화꽃향기전'과 대구수목원(053-640-4100) 산림문화전시관에 가면 분재국화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감상법
분재국은 1년생 국화를 노거수 형태로 표현하기 위해 원예적인 지식과 분재의 기술을 활용해 자연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수종의 형태를 작은 화분 위에 올려놓은 것이다. 국화 분재용 품종으로는 줄기와 뿌리가 굵고 짧은 소국(小菊'꽃 지름이 9㎝ 미만)이 좋다.
김해숙 (사)한국국화분재협회 대구지회장은 "국화 분재도 수목분재처럼 뿌리, 줄기가 오랜 풍상을 거친 것 같은 고태미가 나야 하며 어떤 척박한 환경에도 이겨낼 것 같은 안정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나무의 모양과 분의 형태, 꽃과 색깔 등이 혼연일체가 되어 통일성을 가져야 한다. 억지스러운 인공미는 자연스러움을 잃게 하고 분재의 고상한 품격을 해치므로 주의해야 한다.
▶관리법
▷물주기=지금은 국화꽃이 활짝 핀 상태이기 때문에 잎에는 물을 주지 않아도 되고 다만 뿌리에는 물을 줘야 한다. 겨울에는 이틀에 한 번꼴로 물을 주고 이끼가 덮여있으면 먼저 물뿌리개로 이끼를 적신 다음 물을 흠뻑 주면 좋다.
▷꽃따기=분재국은 향이 진하고 꽃이 2, 3개월 유지하므로 12월 말까지 감상할 수 있다. 가장 먼저 핀 꽃은 색이 바랠 수 있다. 흰색 꽃은 속이 분홍색을 띠므로 그냥 따버리는 게 좋다.
▷온도=일반적으로 꽃이 피기 전이라면 온도를 맞춰 개화시기를 조절하지만 만개한 상태에서는 춥지 않을 정도로 관리하면 좋다. 일조량은 신문 읽기 정도의 밝기로 맞춰 주면 된다.
▷꽃이 진 후=뿌리가 노출된 석부작이나 목부작을 내년에도 키우고 싶다면 가지치기를 해주고 동면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우선 춥지 않은 곳에 온도를 맞춰야 한다. 물은 이틀에 한 번꼴로 주면 된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 순한 맛 은은한 향 한잔이면 몸이 '가뿐'
◆국화차
국화차는 맛이 순하고 은은하다. 또한 우려낼수록 그 맛과 향은 깊어진다. 찻잔 속에서 다시 꽃을 피우는 국화가 신비롭기까지 하다. 깊어가는 이 가을 은은한 국화차향 속으로 빠져보자.
▷효능=좀 쌀쌀하다 싶은 날, 국향 그윽한 국화차 한 잔을 마시면 온몸이 편안해진다. 골치 아픈 일이 많을 때도 국화차는 효과 만점이다. 본초강목에는 '국화차를 오래 복용하면 간장을 보호하고 머리가 맑아지며 혈기에 좋고 몸을 가볍게 한다'고 되어 있다. 특히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직장인이나 수험생의 신경 안정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 우리는 방법=1. 2인 기준 4~5송이, 3인 기준 12~15송이를 넣는다. 2. 80~90℃의 뜨거운 물을 붓는다. 3. 약 20~30초 후 국화차가 우러나면 음용한다.(반복해 우려내 음용해도 된다) 4. 국화꽃이 찻잔 속에서 피어나기 시작한다. 5. 국화 꽃송이는 두 번째 우릴 때부터 활짝 피어난다. 6. 2, 3회 우려낼 때 맛이 가장 좋으며, 5, 6회 반복하여 우려내도 색, 향, 맛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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