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꼴찌 구단' 이미지부터 벗어라
대구FC 서포터스 원년 멤버인 대학생 김용민(24'대구FC 지지자연대 행사팀장) 씨는 "서포터스 활동을 하면서 실망하거나 힘든 때도 많았고 구단에서 돈 받고 활동하는 '알바생'(아르바이트생)이냐는 말도 들어봤지만 후회한 적이 없다"며 "성적이 좋든 나쁘든 대구FC는 '내 팀' '우리 팀'"이라고 했다.
중학교 3학년이던 2003년 원년 서포터스가 된 김 씨는 "2002년 월드컵 때 '응원이 어떤 것인지' 맛을 알게 됐고, 이후 대구FC가 창단되면서 월드컵으로 고조된 분위기가 대구FC로 자연스럽게 연결돼 서포터스에 가입하게 됐다"며 "그러나 구단의 넉넉지 않은 살림에 성적까지 좋지 않다 보니 '서포터스, 팬, 선수 등이 대구FC의 소속인 걸 부끄러워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될 정도로 구단 이미지가 안 좋아져 속상하고 아쉽다"고 했다.
김 씨는 대구FC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이미지 개선'을 꼽았다. 그는 "가난한 구단, 하위권 구단이란 인식이 악순환의 근원이 되고 있다"며 "대구시민이 대구FC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선수들도 대구에 오는 것, 대구FC 소속이라는 데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게 급선무다. 서포터스도 어디를 가든, 누구를 만나든 자신 있게 대구FC 소속임을 자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씨는 또 대구FC의 문제점으로 '빠듯한 살림살이'를 들었다. 그는 "재정이 좋지 않은 건 알지만 그래도 경영이 제대로 됐다면 대기업은 아니더라도 강소기업은 될 수 있었는데 중소기업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한계도 있고 돌파구를 찾기 힘들다는 것도 이해하지만 반드시 자생적인 수입 구조를 갖춰야 한다. 프런트는 서포터스 등과 머리를 맞대고 연구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김 씨는 대구FC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전용구장과 클럽하우스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선수들이 훈련할 장소를 찾아 버스 타고 돌아다닌다. 미팅할 곳도 없다. 개인 훈련을 하고 싶어도 장소가 없다. 이렇게 해서 소속감, 자긍심이 생길 수 있겠느냐. 클럽하우스는 프로 선수들이 축구를 하는 최소한의 기본 환경"이라며 "전용구장 역시 선수와 팬이 함께 호흡하는 프로 구단의 필수 시설이다. 축구에 빠져들게 해 흥행시키고 팬들에게 서비스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 중 하나가 전용구장으로, 지금보다 200, 300%의 효과를 더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희망도 있다고 했다. 올해 대구FC가 서포터스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등 소통에 나선 점은 큰 변화로, 대구FC가 새로운 출발선에 선 느낌이라고 했다. 그는 "올 초에 대표이사가 바뀌고, 시즌 후에는 처음으로 외국인 감독이 선임됐는데, 내년에는 뭔가 달라질 것 같은 기대감을 갖는다. 올 시즌 막바지에 홈구장 대구스타디움으로 복귀한 만큼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을 것이라는 믿음도 있다"며 "이런 희망이 하나하나 이뤄져 현실이 되면 대구FC는 새로운 팀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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