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유럽을 떨게 했던 오스만투르크 제국에도 황혼이 찾아왔다. 1299년 창건, 메메드 2세, 셀림 1세, 술레이만 1세를 거치며 지중해를 장악하는 등 전성기를 구가했지만 16세기 후반 이후 쇠퇴기에 접어들었고 제1차 세계대전 때 영국과 동맹국 등 유럽 열강들에 의해 영토를 유린 당하며 결정적 타격을 입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1918년 즉위한 메메드 6세(1861~1926)는 36명의 황제 중 마지막 황제로 제국의 종말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그는 유럽 열강에 분노한 민족주의자 무스타파 케말이 이끄는 '투르크 대국민회의'가 1922년 오늘, 황제가 겸임하던 술탄(황제)과 칼리프(이슬람교 최고 지도자)를 분리하고 술탄제를 폐지함으로써 폐위됐다. 그의 폐위와 함께 623년 역사의 오스만투르크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무스타파 케말은 다음해 터키 공화국을 수립하고 초대 대통령이 되었다.
메메드 6세는 말타로 추방됐다가 이탈리아에서 말년을 보냈으며 휴양지 산레모에서 66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다. 황제 집안의 핏줄을 타고 났지만 그는 평범한 능력의 소유자였고 비범했다 해도 역사의 거대한 물결을 거스를 수 없었다.
김지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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