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5∼7차전 왜 잠실서?…"작은 대구구장 때문이야"

입력 2011-10-31 10:02:07

구장규모 따라 다르게 적용, 2만5천석 이하 땐 서울서

삼성이 대망의 한국시리즈(KS) 우승에 1승을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대구 야구팬들은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이를 지켜볼 수 없다. 5~7차전이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KS 경기방식을 구장의 규모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 KBO는 KS에서 맞붙는 어느 한 팀의 홈구장 규모가 2만5천 석 이하일 때, 사실상 우승이 결정되는 5~7차전을 중립 구장인 서울 잠실구장에서 치르는 것을 규정으로 하고 있다. 한 팀 또는 두 팀 모두 홈구장 규모가 작을 때는 시리즈 방식이 1'2차전은 정규시즌 1위 팀 구장, 3'4차전은 원정(플레이오프를 거쳐 KS에 오른 팀의 홈구장), 5~7차전은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게 된다.

만약 2만5천 석 이하 규모의 팀(1위)이 서울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두산'LG와 KS를 치를 때는 1'2차전은 홈구장, 3~5차전은 서울 잠실, 6'7차전은 다시 홈구장에서 치른다. 두 팀이 모두 2만5천 석이 넘을 경우는 1'2차전 1위 팀 구장, 3~5차전은 상대구장, 6'7차전은 다시 1위 팀 구장을 쓴다.

이에 따라 삼성은 이번 KS에서 2만8천 석의 홈구장을 가진 SK와 맞붙게 되면서 1'2차전은 삼성의 홈구장 대구에서, 3'4차전을 SK의 홈구장 인천 문학구장에서, 그리고 5~7차전은 잠실구장에서 치르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 5차전은 삼성, 6차전은 SK, 7차전은 삼성 순으로 잠실을 홈구장으로 사용한다.

KBO 이진형 홍보팀장은 "한국시리즈는 시리즈에 오른 두 지역 팬들의 축제이기도 하지만 모든 프로야구 팬들의 잔치이기도 하다"며 "더 많은 팬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이 같은 경기운영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외는 2001년 딱 한 번 있었다. 1위 삼성과 3위로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 KS에 오른 두산이 맞붙은 당시 한국시리즈는 대구에서 1'2차전만 치른 뒤 3차전부터는 모두 잠실구장에서 치렀다. 그해 삼성은 대구서 1승1패한 뒤 잠실서 1승밖에 거두지 못해, 2승4패로 KS 우승컵을 두산에 넘겨줬다. 이 방식은 형평성 논란을 불러일으켜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환원됐다.

삼성은 2002년 LG와의 한국시리즈서 1'2차전 대구서 1승1패한 뒤 잠실에서 3~5차전을 2승1패해 종합전적 3승2패로 다시 대구로 내려와 6차전서 이승엽의 동점 홈런과 마해영의 끝내기 홈런으로 LG에 10대9로 역전승을 거둬 달구벌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2005년에는 두산과 대결해 1'2차전 대구서 2승, 3'4차전 잠실서 2승을 거둬 4전 전승으로 우승했다. 2006년에는 한화를 만나 대구서 1승1패, 대전서 2승해 3승1패서 잠실로 자리를 옮겼고, 5차전서 1대1 무승부 뒤 6차전에서 승리해 4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올해는 아쉽게 됐지만, 대구에서 축포를 쏘는 모습을 볼 날도 머지않았다. 3만 석 규모의 대구 새 야구장(도시철도 2호선 대공원역 인근)이 2014년 시즌 중 완공을 목표로 건립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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