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시동도 못건 대구경북 광역전철망

입력 2011-10-31 10:12:54

대구경북이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광역전철망 구축 사업이 예산 부족으로 4년째 제자리걸음하고 있다. 기본조사연구용역이 끝난 지 3년이 지나도록 실시설계조차 들어가지 못해 첫 삽을 언제 뜰지 알 수 없는 형편이다.

또 경제성을 높이려면 도시철도 3호선과의 환승체계 구축이 필요하지만 내년 정부예산에서도 관련 사업비를 한 푼도 확보하지 못했다.

대구시는 2014년 완공을 목표로 구미-경산-영천권을 연결하는 대구권 광역전철망 구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KTX 도심 통과 구간까지 완전 개통하면 기존 경부선의 여유 용량을 활용해 대구와 인접 도시 간의 연결망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1단계로는 76억원을 들여 구미역, 왜관역, 3호선 환승역, 대구역, 동대구역, 경산역 등 6곳의 61.9㎞를 잇는 철도망을 개량해 광역권 전철 운행을 할 계획이었다. 2단계 사업은 김천~구미, 경산~밀양 구간, 3단계 사업은 동대구~영천 구간까지다.

시는 1단계 사업 중 전기, 통신 등 선로 개량을 위해 23억원을 확보했지만 광역전철망의 핵심 사업인 도시철도 3호선 달성네거리역에서 광역 전철로 환승할 수 있는 신설 역을 짓는 예산은 한 푼도 확보하지 못했다.

교통전문가들은 광역전철망이 사업 타당성을 가지려면 3호선과 경부선이 교차하는 원대지하도 인근에 신설 역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실제 한국교통연구원의 기본조사에 따르면 환승역을 전제로 도출한 B/C(비용편익분석)가 1.05로 분석됐다. 환승역이 빠지면 B/C는 1 이하로 떨어져 경제성이 없다는 것.

이에 따라 시는 내년도 예산에 환승역 건설비용 80억원을 지원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지만 전액 삭감됐다. 국토해양부가 "지자체 필요에 의해 구축하는 사업인 만큼 새로 짓는 역사 건설 비용도 지자체가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국토부와 코레일은 환승역과 대구역 간 거리가 1.3㎞, 대구역과 동대구역도 3.1㎞밖에 떨어지지 않는 등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차량 구입비(229억원)를 부담하는 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환승역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국비 지원이 어려울 경우 3호선의 설계 변경을 해서 사업비를 확보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라며, "재원만 해결되면 실제 공사기간은 1년 6개월 정도면 충분하기 때문에 준공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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