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문의 KS 관전평] "6회, 위기 뒤 찬스에 득점 승부 명암"

입력 2011-10-27 09:40:12

확실한 한 가지는 그럴듯한 두 가지보다 뛰어난 가치를 가진다.

장원삼은 직구와 슬라이더 오직 두 가지 구종만으로도 야구다운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국내 유일한 투수다.

오늘날 타자의 감각을 기만하는 포크볼과 컷패스트볼 같은 현란한 구종이 보편화 되어 있음에도 그는 오직 정통적인 무기에 의존해 제구에 승부를 걸었다.

그리고 1인치(2.54cm) 차이로 생존하는 사선을 파고들며 5회까지 삼진 10개를 잡아냈다. 한 이닝에 상대하는 아웃카운트 세 개 중 두 개를 삼진으로 잡아낸 셈이다.

한국시리즈 사상 최고의 피칭 중의 하나로 손꼽힐 만한 정교한 피칭이었다. 마치 장인 같았다.

이러한 장원삼을 2차전 선발로 낙점한 자체로 이미 삼성에 승운이 따랐다.

2차전 역시 류중일 감독과 코칭 스태프의 안목이 빛을 발한 것이다.

6회가 승부를 가르는 기점이었다.

무사 2, 3루의 선제실점 위기에서도 정면 승부의 공격적인 돌파작전으로 방어에 성공한 것이 반전의 흐름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

1루가 비어 있음에도 4번 타자인 박정권과 정면 승부를 펼치며 전혀 위축되지 않았고 이어 등판한 권오준도 중심타선을 맞아 자신감으로 맞서 연속 삼진을 잡아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서도 기세에 밀리지 않았던 것이 팀을 일깨우는 승부수가 됐다.

한 번 잡은 승기를 놓치지 않는 삼성의 후반 관리능력을 감안 하면 6회의 운영에서 승부의 명암이 갈렸던 것이다.

1, 2차전 모두 한두 점 차이의 접전으로 치러진 것은 삼성으로선 무엇보다 고무적이다.

그러나 다소 지쳐 있다고 하지만 SK의 저력은 여전해 연승의 자만심을 경계해야 한다.

연승은 거뒀지만 전체적인 타선의 침묵은 곱씹어 보아야 한다.

야구는 언제든 반전을 거듭할 수 있는 것이며 반전 끝의 승리는 묵었던 피로도 사라지게 할 수 있는 것임을 상기해야 한다.

최종문 야구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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