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반구대암각화 훼손 속도 2배 빨라져

입력 2011-10-21 10:07:19

울산대 유적보존硏 밝혀

국보 제285호인 울산 반구대암각화(사진)의 훼손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대(총장 이철) 반구대암각화유적보존연구소는 20일 동국대박물관, 울산대박물관, 울산시가 각각 작성한 1972년, 2000년, 2008년 보고서 상의 반구대암각화 사진을 정밀 분석한 결과 "2000년 이후 훼손 속도가 2배나 빨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 분석 결과 암면 탈락 및 균열 확장 부분이 1972년부터 2000년까지는 38곳이었던 반면 2000년부터 2008년까지는 18곳이나 추가된 것이 확인됐다. 특히 암각된 주암면을 중심으로 300점에 가까운 물상 대부분의 훼손상태가 나빠 전체적인 균열이나 탈락, 풍화 정도는 사진 상에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소는 울산지역 생활용수 확보를 위한 사연댐 건설에 따라 암각화가 물에 잠겼다 나왔다 하면서 발생하는 동결-융해의 반복현상을 암각화 훼손의 주요인으로 꼽고, 수몰현상과 자연환경 변화가 반구대암각화 보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연구소는 "훼손 속도가 심각한데도 정부와 울산시는 이견만 내세운 채 인류가 보전해야 할 세계적 문화유산이 소멸되어가는 것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며 "보존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1971년 동국대 문명대 교수팀에 의해 발견된 반구대암각화는 2003년 울산시가 보존에 나선 이후 지금까지 "댐 건설로 인해 물에 잠긴 암각화를 댐 수위를 낮춰 물에서 건져내야 한다"는 문화재청의 입장과 "댐 수위를 낮추는 것은 울산시민의 생존권이 달린 식수원 확보가 선결돼야 가능하다"는 울산시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 대책마련이 난항을 겪고 있다.

울산'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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