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재테크] 복리의 힘

입력 2011-10-20 14:00:22

고금리시대에는 재테크가 비교적 쉬웠다. 원금 손실 걱정 없는 저축만으로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원하는 자산을 형성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재테크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특히 물가상승률과 늘어난 은퇴생활기간 등을 고려한다면 효율적인 자산관리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자산관리를 할 때 꼭 알아야 할 용어 중 하나가 바로 '복리'(複利'compound interest)다. 복리의 사전적 개념은 일정한 기간마다 이자를 산정한 후 다음 기말에는 기존 원금과 이자를 합한 금액에 다시 이자를 계산해 주는 방식이다. 즉 원리금에 이자가 붙어나가는 방식이다. 이는 원금에만 이자가 붙는 단리방식과 구별된다.

복리는 다시 이자가 붙는 주기에 따라 연복리·6개월복리·분기복리·월복리 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당연히 만기가 동일하더라도 복리되는 횟수가 많을수록 그 효과는 탁월하다. 즉 연복리가 아닌 월복리로 장기간 투자되는 확정금리상품이 있다면 이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증가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마치 눈덩이가 굴러서 불어나는 효과와 흡사하다.

예를 들어 이자율이 연 10%이고 투자금액이 1천만원이라고 할 때 단리상품과 연복리상품에 각각 가입했을 경우 이자금액을 비교해보면 1년째는 이자금액이 100만원으로 같지만 5년이 지나면 단리이자는 500만원인 반면 복리이자는 610만원 정도가 된다. 10년째에는 단리이자는 1천만원이지만 복리이자는 1천600만원 정도가 된다. 만약 30년까지 간다고 가정하면 단리이자는 3천만원이고 복리이자는 1억6천400만원 정도다. 장기투자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비결이 바로 '복리효과'임을 알 수 있다.

작은 금리 차이라도 장기간 누적되면 엄청난 격차가 발생하는데 이것이 바로 '복리의 힘'이다. 최초 원금의 이자만 매번 지급하는 방식인 단리와 비교 시 가입기간이 길어질수록 그 차이는 기하급수적으로 벌어진다. 자산을 불리기 위해 저축을 선택할 때는 이자율만 따질 것이 아니라 이자 지급 방식까지 꼼꼼히 따져봐야 하는 이유다. 특히 저축기간이 길어지는 경우에는 반드시 복리효과를 챙겨야 인플레이션 이상의 초과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80~90년대까지만 해도 금융기관들이 복리상품을 많이 판매했지만 아쉽게도 최근에는 복리로 계산하는 금융상품이 드물다. 다만 펀드상품과 장기적금상품 등을 가입해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다.

선진국의 경우 이미 장기투자가 보편화 돼 있다. 다양한 장기투자상품이 고르게 구축되어 있어 어린이부터 중장년층에 이르기까지 자연스럽게 장기투자문화에 익숙해져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하루속히 단기적인 투자보다 현명한 방법에 근거한 장기투자문화가 안착했으면 한다. 특히 20, 30대 사회초년생의 경우 장기간 투자가 가능하므로 향후 은퇴설계 또는 목돈마련을 위해 적립식 펀드 또는 장기 적금상품 등 복리효과를 염두에 둔 상품을 이용해 자산을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리·이경달기자

도움말·김정근 하나은행 대구중앙지점 PB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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