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멘토 열풍?… '친구 같은 조언자' 갈망

입력 2011-10-01 08:00:00

왜 '멘토 열풍'이 불고 있는가?

계명대 손영화 교수(심리학과)는 "그만큼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불안감이 팽배해 있다는 이야기 아니겠느냐"고 했다. 앞으로의 진로, 취업, 사회생활에 이르기까지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가득한데 과연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지 방향조차 잡지 못하고 헤매는 이들이 상당수라는 것. 손 교수는 "예전 같으면 가정이나 학교에서 가야할 방향을 이끌어주는 역할을 했겠지만, 모두가 바쁘고 힘든 요즘 사회에서는 아무도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도 없고 누군가에게 뭐 하나 물어보기도 쉽지 않다"며 "과거에 비해 훨씬 더 외롭고 힘든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보니 멘토에게 기대 위안을 얻고 싶은 심리가 강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손 교수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제자 한 명이 '요즘은 왜 이렇게 개인주의적이거나 이기적인 사람이 많죠?'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는데, 이것은 사회 분위기가 개인주의적이고 이기적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했다. 모든 것이 경쟁으로 점철된 사회, 부모들조차도 자녀들에게 바르게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가르치기보다는 '너만 좋은 대학, 좋은 직장에 들어가면 된다'라고 가르치다보니 서로가 점점 외로워질 수밖에 없고 그럴수록 마음 깊은 곳에서 간절하게 기댈 수 있는 누군가를 원하게 된다는 것.

경북대 김지호 교수는 멘토링을 두 가지 형태로 분류했다. 먼저, 이해관계 없이 모든 것을 주고받는 인간적인 관계이다. 김 교수는 "세상의 많은 관계가 '거래적'이 되다보니 따뜻하고 헌신적인 인간관계를 갈구하게 되는 것 같다"며 "인간적인 멘토 관계야 말로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고 그리워하는 동시에 함부로 시작하기 어려운 관계가 아닌가 싶다"고 했다.

다른 하나는 특정 분야에서 실력을 키워주는 스승의 역할을 하는 관계. 현재 이뤄지고 있는 여러 형태의 멘토링 중 다수를 차지하는 '선생님'의 역할을 하는 멘토링이다. 김 교수는 "'세상이 점점 드레곤볼화 돼간다'는 표현을 즐겨 사용하는데, 더 강한 사람이 나오면 끊임없이 싸워 이겨야 하는 것이 요즘 사회"라며 "그렇기 때문에 내 실력을 키워주면서 역량을 최대로 끌어올려주는 형태의 멘토링이 인기를 얻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윤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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