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장보기…영천장·달성공원 번개시장·포항죽도시장

입력 2011-09-01 16:03:54

◇돔베기·한우 최고품질 명성…타지역 손님도 줄선다

◆추석 물가 치솟아

한국물가협회가 전국 7대 도시 전통시장 9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올 추석 차례 비용은 지난해보다 10.3% 오른 20만원 선으로 나타났다. 총 29개 조사 품목 중 과일류를 포함한 23개 품목이 상승세를 보였고, 한우 국거리 등 6개 품목만 내림세를 나타냈다.

특히 사과(상품 5개)는 1만4천170원, 배(상품 5개)는 1만9천750원으로 지난해보다 27.4%, 54.5%나 올랐다. 밤 1㎏, 대추 400g, 곶감 10개를 준비하는 전국 평균비용은 2만160원으로 지난해보다 6.9% 올랐고, 고사리·도라지·숙주·시금치·호박 400g은 1만3천520원으로 7.5%가량 상승했다. 조기(부세), 북어포 한 마리, 동태포 1㎏ 구입 전국 평균비용은 1만9천760원, 한우쇠고기(2등급 1㎏), 돼지고기(1.6㎏), 닭고기(3㎏), 달걀(한 판)은 7만3천110원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천장

경북 지역 차례상에 빠지지 않는 음식이 '돔배기'다. 영천 하면 돔배기가 가장 먼저 떠오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 영천은 물론 대구·포항·경주·부산·울산 등지에서 제수용과 선물용으로 돔배기를 구입하려고 몰려올 정도다.

돔배기는 시중에 일반적으로 많이 팔리는 양제기(제수용으로 아주 좋다는 뜻'귀상어), 모노, 준다리, 악질 등이 있다. 돔배기는 지역민의 선호도에 따라 다르지만 영천의 돔배기 중에는 양제기와 모노를 꼽는다.

영천장의 20여 어물전에서는 연 200t 정도의 돔배기가 팔려 상권 활성화에 한몫하고 있다. 영천 돔배기는 바다에서 갓 잡은 상어를 배에서 급랭시킨 것으로 신선도가 뛰어나다. 돔배기 품질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자 전국 각지의 택배 주문도 쇄도하고 있다.

이곳 돔배기 중 모노(1㎏)가 1만5천원, 양제기(1㎏)가 2만원, 돔배기 껍데기(1㎏)가 2만5천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돔배기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인성수산 전철수 대표는 "중간 크기의 약간 거무스름한 빛깔을 띤 상어로 만든 돔배기가 맛이 있다"며 "여름에는 하루 정도, 겨울에는 사흘 정도 돔배기를 숙성시킨 뒤 씻어서 물기를 뺀 다음 냉동시켜 주면 좋다"고 말했다.

가격 대비 우수한 품질의 추석 차례용 과일도 구입할 수 있다. 특히 영천은 전국 최대 포도산지다. 포도(캠벨'5㎏)는 중품 1만5천원, 상품이 2만3천원에 팔리고 있다. 사과(아오리)는 5㎏에 중품 9천700원, 상품 1만3천원, 15㎏짜리 중품 2만7천원, 상품 5만2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낙과 피해로 지난해보다 가격이 크게 오른 배(15㎏)는 5만8천원 선이다.

◆영천축협 한우프라자

영천은 경북에서 네 번째로 많은 한우(4만5천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특히 영천한우의 자랑은 기본적인 배합사료나 건초뿐 아니라 비육기 때 포도주를 먹여 사육하기 때문에 육질이 연하고 고기 맛이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영천축산농협 한우프라자(영천시 금호읍 교대리)에 가면 영천에서 사육한 우수한 육질의 한우를 저렴하게 즐기고 구입할 수 있다. 경상북도 광역브랜드인 참품한우 인증으로 안전하고 믿을 수 있으며 한우전문식당과 직판장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입소문을 타고 인근 대구'경산'하양 등지에서 평일 500~600명, 주말에는 800~900명의 손님들이 몰리고 있다.

1등급 100g 기준 등심은 4천700원, 국거리(앞다리·목심·설도) 2천200원, 불고기용 2천200원, 안심 4천원, 양지 2천500원, 각종 부산물도 시중보다 20~4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직영 식당에서는 1등급 100g 기준 갈빗살 1만원, 등심 9천원, 스페셜 1만3천원에 즐길 수 있다. 또한 추석을 맞아 1일 칠곡3지구 함지공원 내에서, 7~9일에는 농협중앙회 경북지역본부 앞에서 추석맞이 행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054)336-1801~3.

◇싱싱 차례용품 없는 게 없어…게다가 싸기도 하다

◆달성공원 번개시장

지난달 27일 오전 5시 대구시 중구 달성공원 앞.

'죽·국밥·어묵·콩국…'. 마치 옛날 시골장터를 재현해 놓은 듯 이른 새벽부터 인산인해다. 이곳에는 벌써 5년째 새벽 번개시장(반짝시장)이 열리고 있다. 매일 오전 5시부터 8시까지, 동틀 무렵부터 아침출근 시간 전까지 잠깐 장이 서기 때문에 일명 '번개시장'으로 통한다.

장이 열리는 곳은 달성공원 정문을 기점으로 양쪽으로 폭 20m, 길이 700여m에 100여 개의 노점이 한꺼번에 들어선다. 인동촌 아나고 골목에도 폭 10m, 길이 500m의 장이 열릴 예정이다. 일요일은 오전 10시까지 열린다. 평일에는 4천~5천여 명, 주말에는 1만여 명의 인파로 북새통을 이뤄 다니기 어려울 정도다.

곳곳의 좌판대에는 시골서 갓 올라온 파·마늘·옥수수·땅콩 등 각종 농산물은 물론이고 양말 등 값싼 공산품이 즐비했다. 1주일에 두 번 정도 이곳을 찾는다는 정경호(45'대구시 동구 신암동) 씨는 "싸고 신선한 파'버섯'가지 등을 1만5천원에 푸짐하게 구입했다"며 "특히 사람 구경도 하고 포장마차서 콩국 한 그릇 먹는 맛이 쏠쏠하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팔리는 품목은 수백 가지다. 농산물, 축산물, 수산물, 공산품 등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는(?) 셈이다. 가격도 일반 전통시장보다 20~30% 싸다. 파 한 단 1천원, 미나리 한 단 3천원, 연근'우엉(1㎏) 2천~3천원, 열무 한 단 1천원, 깻잎 한 단 1천원….

상인 이인국(49) 씨는 "4년째 칠곡 동명에서 직접 농사지은 농작물을 가져와 팔고 있다"며 "고물가 시대에 서민들이 싸고 싱싱한 물건을 많이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씨의 좌판대에 놓인 무농약으로 재배한 벌레 먹은 열무가 인상적이었다.

또한 영주 도라지, 안동 산마 등 경북지역에서 가져온 약용 작물도 눈길을 끈다. 도라지는 1㎏에 3천~1만원, 산마는 5천~2만원, 산더덕 3천~1만원 선으로 가격대별로 고를 수 있다. 이외에도 하수오, 작약, 당귀, 삼백초 등 현지에서 올라온 각종 약용작물을 구경할 수 있다.

한편 옛날식 라디오와 테이프를 파는 노점, 추억의 풀빵과 생강차를 파는 좌판 등이 옛날 장터의 흥취와 추억도 아로새기고 있었다. 장이 파하는 오전 8시 30분쯤에는 더 싼값에 물건을 내놓으며 언제 장이 들어섰을지 모를 정도로 깨끗이 정리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포항죽도시장

나들이 삼아 추석 차례용 수산물을 구입하려면 포항죽도시장을 찾아보자. 다만 가격은 그리 만만치 않다. 어획량 감소와 차례용 상품 물량 부족으로 당분간 오름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명태포 가격은 크기에 따라 4천~6천원, 대구포는 6천~1만3천원으로 작년과 보합세를 이루고 있다. 명태포의 경우 선도가 뛰어난 껍질이 있는 것을 고르는 게 좋다. 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조기의 경우 예년보다 10%가량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침조기 1마리 경우 1만원(400g), 1만~2만원(520g), 2만~3만원(670g), 민어조기 경우 1만~1만2천원(800g), 1만2천~1만5천원(1㎏) 선이다.

◆물곰식당

장 나들이 왔다 시장기를 느끼면 포항의 별미인 물곰탕을 즐겨보자. 포항육거리 건강보험공단 맞은편에 위치한 물곰식당. 이곳 물곰탕은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특색이다. 흐물흐물한 물곰(곰치)의 맛이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든다. 시원한 맛의 비결은 멸치, 다시마와 각종 생선을 푹 고아 우려낸 육수에 있다.

여기에 마늘·고춧가루 등 일정 기간 발효시킨 양념과 미나리'콩나물을 넣어 깔끔한 맛을 더한다. 물곰탕은 감기예방, 숙취해소, 다이어트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전 예약은 필수다. 1인분 1만4천원. 054)242-6111.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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