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에 그대 있는 줄
꿈에도 모르고
를 지나 에서
외로워하네.
안개가 지운 내 탑승 시간.
백미혜
당신 한 줄 앞에 있는 줄 꿈에도 모르고 나 그 뒤에서 그리워했지요. 아슬아슬한 거리, 꼭 그만큼이 늘 우리를 엇갈리게 했어요. 그렇지 않았다고 우리 이루어졌을까요? 참 안타깝지만 그 미완의 거리, 닿지 못한 간격이 사랑이라 생각해요. 역설적이게도 완성은 미완을 가장하는 거지요.
시를 그림처럼 그리고, 그림을 시처럼 쓰는 시인이 지난해에 이어지는 주제로 다시 개인전을 가지네요. 꽃과 별들의 시간을 지나 그가 돌아온 비구상의 세계엔 서러운 균형이 있어요. 격자라 불리는 그리드를 아시나요? 가로 세로 무수한 선들이 만나고 겹쳐지면서 '세월'을 구성하는 아픈 통점을 아시나요?
선과 선이 만나 이루는 무수한 빈 칸들, 그거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라 말할래요. 당신이라 말할래요. 비행기의 열과 열, 혹은 열과 열처럼 끝없이 반복되는 생의 한 지점, 어느 한 칸에 바로 당신이 있는 거지요.
이 시는 어쩌면 그 작업을 예견한 건 아닐까요? 비행기 좌석 배치가 바로 그리드란 생각이 드네요. 그림에서도 가로와 세로가 수없이 겹쳐지지만 와 는 영원히 만나지 않아요. 그것들은 이미 다른 색깔로 다른 의미로 우리 생에 존재하니까요. 당신과 내가 사랑한 그 시간처럼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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