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 끌고 고생길 1km…비슬산 야영장 오지 말란 소리냐

입력 2011-07-26 09:22:32

휴양림 이용객들 불만 높아

차량통행이 제한된 비슬산 휴양림 야영객들이 손수레에 짐을 싣고 야영지로 올라가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차량통행이 제한된 비슬산 휴양림 야영객들이 손수레에 짐을 싣고 야영지로 올라가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22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면 비슬산자연휴양림 입구. 휴양림 내 야영장으로 들어가려던 야영객의 승용차를 관리원이 막아 세웠다. 관리원은 휴양림 내 통나무 방갈로나 콘도형 객실 예약자 외에는 차를 타고 진입할 수 없다고 했다."비슬산 입구 공영주차장에서 야영지까지는 1㎞가량 되는데 잠시 올라가 짐만 내려놓고 돌아오겠다"는 이용객의 애원에도 관리원은 아랑곳도 하지 않았다.

관리원은 "비슬산 입구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관리소 옆에 비치된 수레에 짐을 실어가라"며 등을 돌렸다.

비슬산자연휴양림이 불편한 주차시설 때문에 이용자들의 불만이 크다. 숙박 시설 이용객들만 휴양림 내로 차를 운행할 수 있고 야영장을 이용하려면 비슬산 입구에 차를 대고 짐을 수레로 싣고 가야하기 때문이다.

비슬산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휴양림 내로 진입할 수 있는 차량은 방갈로 10대, 콘도 16대 등 26대에 불과하다. 160여 개 텐트설치가 가능한 야영장을 이용하는 이들은 차를 타고 들어갈 수 없다. 텐트와 취사도구 등 각종 캠핑장비를 가진 야영장 이용객들은 1㎞가량 떨어진 주차장에서 수레에 짐을 싣고 가야 한다.

전경호(42'북구 관음동) 씨는 "이용객 대다수가 텐트를 치고 야영하는 사람인데 일부 통나무집 이용객들만 차를 끌고 올라갈 수 있게 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전국의 휴양림이 방문자 편의를 위해 신경 쓰고 있는데 이곳만 거꾸로 가고 있다"고 불평했다.

수십억원을 들여 지은 공영주차장이 봄, 가을 등산철을 제외하고 여름철에는 텅 비다시피하고 있다. 달성군청은 1999년 20억여원을 들여 비슬산 입구에 385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영주차장 2곳을 각각 조성했다. 그러나 피서객이 몰리는 주말에도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는 차량은 100여 대에 불과하다. 이용객 대부분이 짐을 편하게 운반하려 공영주차장 위에 있는 사설 유료주차장으로 몰리기 때문. 사설 주차장은 24시간 3천원 정액제로 운영된다.

이 때문에 야영장 이용객들은 휴양림으로 가는 길 곳곳에 회차지를 마련하거나 여의치 않을 경우 짐만 옮겨주는 차량을 주기적으로 운영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이날 야영장을 찾은 채정우(24'달서구 상인동) 씨는"휴양림에 있는 소운동장을 활용해 회차 공간을 마련한다면 텐트장 이용객들이 어렵게 짐을 끌고 걷는 수고는 피할 수 있을 텐데 군이 고민을 않는 것 같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비슬산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도로 폭이 2m밖에 되지 않고 확장도 쉽지 않아 차량 진입을 허용할 수 없다"며 "이용객들이 다소 불편하더라도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1996년 7월 개장한 비슬산자연휴양림은 통나무집, 콘도형 숙소, 텐트장 등에서 야영할 수 있으며, 체력단련시설, 탐석로, 물놀이터 등의 부대시설이 마련돼 있다. 2007년 4월 입장료가 폐지된 이후 매년 30만 명 이상의 시민들이 찾고 있는 지역 내 대표적인 휴양시설이다.

백경열기자 b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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