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불가사의한 일도 있기 마련이다. 탈옥(脫獄)도 그렇다. 불가능할 것 같고 또한 일어나서도 안 될 일이지만, 어쩌다가 벌어지는 탈옥 사건은 그래서 더 세인의 주목을 끈다.
사람들은 특히 흉악범의 탈옥에 대한 불안 심리와 함께 기상천외한 탈출의 수단과 방법에 대해서는 은근한 흥미를 지니고 있는 듯하다. 탈옥을 주제로 한 소설과 영화가 흥행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주인공이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탈옥에 관한 고전적인 소설 작품으로 알렉상드르 뒤마의 장편소설 '몽테크리스토 백작'을 들 수 있다. 프랑스 왕정복고 시대, 에드몽 당테스란 선원이 결혼을 앞두고 죄를 뒤집어쓴 채 14년간 외로운 섬 감옥에 갇혀 있다가 늙은 죄수의 시체를 가장해 기적적인 탈출에 성공한다. 그리고 몽테크리스토 백작이란 이름으로 복수 작전을 벌인다는 스토리이다.
영화로는 단연 '빠삐용'이 떠오른다. 스티브 맥퀸과 더스틴 호프만의 연기가 돋보이는 빠삐용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탈옥 영화이다. 살인죄 누명을 쓴 채 비참한 감옥 생활을 하면서도 끝내 탈출을 꾀한 종신수 앙리 샤리엘의 이야기이다. 아내 살해범으로 몰려 감옥에 갇혔다가 탈출하는 내용의 영화 '쇼생크 탈출'도 있다.
탈옥 사건은 수년 전 우리나라에서도 벌어졌다. 부산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던 무기수 신창원 탈옥 사건이 대표적이다. 감방 화장실의 쇠창살을 자른 뒤 비좁은 틈에 맞게 체중을 줄여 빠져나간 것부터가 극적이다. 이후 2년여 동안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 전국을 누비며 범죄를 저지른 그의 신출귀몰한 행적은 온 국민의 관심사가 되었다.
이에 앞서 발생한 지강헌 탈옥 사건도 세인들의 기억에 남아있다. 탈옥 후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인질극을 벌이다 사살된 지강헌의 이야기는 '홀리데이'라는 영화의 소재가 되었으며, 그가 남긴 말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가 한동안 인구에 회자되기도 했다.
온 국민의 분노를 샀던 저질 흉악범 김길태가 최근 탈옥했다는 소문이 인터넷상에 떠돌면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교도소 관계자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한다. 청송교도소는 주변이 절벽과 강으로 둘러싸여 있는 천혜의 요새에다 감시 체계가 삼엄해 1981년 설립 이후 탈옥 사건이 단 한 건도 없다고 한다. 영화 같은 사건이 또 일어날 소지가 없다는 것이다.
조향래 북부본부장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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