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세계 환경의 날

입력 2011-06-15 11:01:20

6월 5일은 UN이 정한 '세계 환경의 날'이었다. 특히 국민적 환경 이슈가 계속되는 가운데 맞은 올 세계 환경의 날은 어느 때보다 그 의미가 남달랐다.

올 초 가축 매몰지에 의한 환경오염과 일본 지진에 따른 방사능 오염에 이어 최근 칠곡 왜관 캠프 캐럴 고엽제 매립 의혹에 이르기까지 환경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갈수록 높아지고 민감해지고 있다. 이러한 때 환경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환경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가축 매몰, 방사능 물질, 고엽제 등 일련의 사례에서도 보듯이 환경문제는 인류의 생명과 직결되고 있으며 환경오염의 원인은 날로 복잡 다양화되고 있다. 고도의 산업화와 도시인구의 증가 등에 따른 소음공해와 빛 공해, 아토피 등 환경성 질환은 물론 인간 및 생태계에 대한 직'간접적인 위해요소를 포함한 환경문제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는 산업국가에서 발생하는 질환의 3분의 1가량이 환경오염에 의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환경정책의 방향도 달라지고 있다. 기존의 대기, 수질, 폐기물 등 매체별 오염물질의 최소화를 위한 소극적 접근에서 벗어나 환경이 인간 및 생태계의 건강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수용체 중심의 적극적인 접근으로 이동하고 있다.

환경부 역시 이러한 변화에 동참하기 위해 환경보건센터 지정, 놀이터 및 보육시설 등 어린이 활동 공간 환경안전관리기준 강화 및 실내 공기질 개선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각종 개발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와 사후영향조사를 통해 자연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사전적 대책 수립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낙동강살리기 사업에 대해서는 습지 보존 대책, 멸종위기종 복원대책 등을 통해 사업 완료 후 낙동강 생명이 깨어나는 강으로 되살아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리도 추진하고 있다.

21세기 세계 경제는 녹색경쟁(Green Race)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 기후변화와 자원위기의 시대에 맞는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때이다. 규제 중심의 환경정책이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녹색산업, 환경산업 육성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것 또한 이와 맥락을 같이하는 것이다.

2015년 도입 예정인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역시 시장 메커니즘에 기초해 온실가스 감축과 신성장동력 확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의 일환이다.

온실가스 감축 할당량을 초과 달성한 기업은 초과분을 배출권 거래시장에 판매해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으므로 저탄소'녹색기술로의 전환을 통해 감축 역량 제고의 의의를 갖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유인책일 뿐 아니라 미국과 EU 등 주요국 중심으로 온실가스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를 고려할 때 우리나라의 장기적 국가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

환경문제가 이제 생태와 에너지, 자원, 기후변화 등 자연과 사회'경제의 한계를 초월해 인류를 비롯한 모든 생태계에 최우선으로 배려해야 할 생존의 일부가 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얼마 전 지역 행사에 초대받아 바쁘게 나서던 길에 청사 주차장 모퉁이의 작은 화단에 가득한 신록과 마주쳤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던 사소한 고민들이 사라지고 온몸에 활력이 솟는 전율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잊고 있는 순간에도 늘 소리 없이 베풀어 주는 자연의 치유력에 감사의 고개를 숙인다.

올해 '환경의 날'의 주제는 '사람과 자연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대한민국'이었다. 활력의 계절, 6월에 맞은 세계 환경의 날은 환경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자연이 베푸는 무한한 사랑을 함께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멋진 기회가 되었기를 바란다.

송형근(대구지방환경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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