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車 해외로 가면 지역 제조업체도 따라 진출

입력 2011-06-09 09:49:21

경제 종속구조 드러나

대구경북 제조업체들의 해외진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공업계에 따르면 지역업체들이 지난 10년 동안 해외에 설립한 해외 법인수는 89곳에 이르며 이 중 3분의 2인 61곳이 자동차 관련 업체들이었다.

대구경북 제조업체들의 신규 해외 법인 설립은 2002년 6곳에 불과하던 것이 2003년(16곳)에 이어 2005, 2006년(각 13곳)까지 정점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2002년 미국에 공장을 세운 현대'기아자동차 후광 효과로 풀이된다. 당시 현대'기아자동차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디자인센터와 주행시험장을 만드는 등 세계 5위권 자동차 회사로 박차를 가하기 위해 미국 진출에 사활을 걸었다.

올해도 현대자동차가 브라질 진출을 공언하자 화신, 엠에스오토텍, 티에이치엔 등 자동차 부품업체 3곳이 동반 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10년 간 흐름을 분석해도 결과는 비슷했다. 2002년부터 대구경북에서 해외 진출 법인이 가장 많은 곳은 동원금속㈜, ㈜에스엘(각 6곳) 등으로 모두 자동차 부품업을 주력으로 내세운 곳. 동원금속의 경우 자동차용 빔과 파이프 등을, 에스엘은 헤드램프 등을 제작하는 업체다.

이들 외에도 완성 자동차업계가 진출한 곳이면 어김없이 대구경북 협력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뒤따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 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 앨라배마에 진출하자 뒤를 이어 화신, 에스엘, 동원금속 등 8개 업체가 차례로 진출했다. 같은 해 중국 합작공장인 베이징현대'기아자동차가 중국 베이징에 진출하자 역시 동원금속, 에스엘, 화신 등 9개 업체들은 차례로 베이징에 해외법인을 세웠다.

인도 진출의 경우도 현대자동차의 전철을 밟았다. 1997년 현대자동차의 인도 진출 이후 에스엘을 시작으로 총 11개의 지역 기업이 인도에 진출했다.

반면 자동차 부품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제조업체들의 해외진출은 전반적으로 주춤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구경북 대표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OCI머티리얼즈가 지난해 대만과 일본 등에 진출했고, 농기계 전문기업 대동공업이 미국과 중국 등에, 반도체용 석영유리 제조사인 원익쿼츠가 미국과 대만, 독일 등에 진출해 있다.

이에 대해 상공업계는"해외 진출 업체가 늘었지만 자동차 관련 업체를 빼고는 타 제조업체들의 해외 진출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며 "지역 내 대기업이 많지 않은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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