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토종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이 두드러진 분야인 소주와 막걸리 시장이 '한판 대전'을 앞두고 있다.
소주와 맥주 시장에서 시장 장악력이 가장 높은 진로와 하이트 통합법인이 출범해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데다 웰빙 열풍을 타고 막걸리 시장에 진출한 역외 대기업의 지역 시장 공략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국 최고 수준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지역 주류시장에 진로, 국순당 등 대기업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며 "하지만 수십 년간 지역민의 입맛이 토종 주류에 길들여진 만큼 시장 잠식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주 시장
금복주는 '9월 혈투'에 대비하고 있다. 2005년 합병한 주류업계 1위인 하이트맥주와 진로 통합법인인 '하이트진로'(가칭)가 9월에 출범, 본격적인 통합 마케팅에 나서기 때문이다.
소주업체와 맥주업체가 한살림을 차리게 되면 대중주 소폭(소주+맥주)처럼 영업이나 마케팅에서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게 업계 분석.
업계 관계자는 "주류업계 특성상 외형이 불어나면 시장 지배력이 그만큼 상승한다"며 "하이트-진로의 인수합병으로 거대 주류 공룡이 생긴 탓에 지역 주류업계의 판도가 어떻게 변할지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통합법인 하이트진로는 2014년 매출 2조2천49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잡고 다양한 미래 전략을 수립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금복주는 수성을 자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 금복홀딩스'금복주'금복개발 3개사로 분할하면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데다 프리미엄 주류 개발과 함께 지역밀착형 마케팅을 펼치고 있기 때문.
프리미엄 소주인 오크젠에 이어 고급 사케를 능가하는 프리미엄 정종인 '경주법주 초특선'을 잇따라 출시, 주당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경주법주 초특선은 100% 국산 최고급 쌀을 국내 최고 도정률인 55%까지 깎아내 순수한 쌀의 진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한 대순미(大純米'도정률 50% 이상인 쌀) 양조주다.
금복주 이진욱 차장은 "소주 시장에 진로 등 외지 업체들의 거센 공세가 예상되지만 시장 점유율이 90%에 이르고 있고 금복주에 익숙해진 지역 애주가의 입맛을 쉽게 빼앗기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
◆먹걸리 시장
대구탁주도 배수의 진을 치고 있다. 웰빙 열풍을 타고 막걸리 시장이 팽창하면서 막걸리 시장에 진출하는 대기업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기 때문.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2008년 3천억원 규모였던 막걸리 시장은 지난해 4천200억원으로 40% 정도 성장했고 올해에는 1조원대까지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찌감치 막걸리 시장을 선점한 대기업들의 실적도 엄청나다. 막걸리 유통기간을 연장해 획기적으로 사업을 확장한 국순당은 올 2분기 매출액이 260억8천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3.3% 늘었고, 영업이익은 70억6천만원으로 1천622.5% 급증하는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대구탁주는 지난해 장기 파업으로 실추된 명예를 올해 안으로 완전히 회복할 계획이다.
올해 초 출시한 '생불로'를 교두보로 대구경북에 머무르지 않고 일본 열도의 입맛도 사로잡는다는 포부다. 이와 함께 최근 전 공정의 자동화 시스템을 갖춰 제품의 질을 표준화해 한층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탁주는 한때 지역 시장 점유율이 90%까지 육박했지만 잦은 파업 등으로 몇 년 새 70%대까지 하락했다.
대구탁주 박석희 서기는 "하루 1만2천 병 나가던 생불로가 론칭 2개월 만에 2만4천 병으로 매출이 두배나 뛰었다"며 "대기업들의 시장 진출이 거세지만 대구탁주가 30년이 넘도록 쌓아온 이미지와 지역민 맞춤형 입맛으로 시장을 장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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