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향인사] "새로운 교육시각 경험" 中톈진 한국국제校 이상근 교장

입력 2011-05-20 07:33:51

"처음 이곳에 지원할 때는 첫 해외 근무라서 걱정도 되었습니다만, 지금은 정말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해외에서 한국교육, 특히 대구교육에 대하여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고 지금까지의 많은 교직 경험들에 대한 반성을 많이 하게 됩니다."

중국 톈진(천진'天津) 한국국제학교(이하 한국학교) 이상근(52) 교장은 대구시교육청 소속이지만 중국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전 세계에 30개가 분포돼 있는 한국학교 교장은 정부에서 공모를 통하여 선발되는데 대구시교육청 관할에서는 이 교장이 유일하다.

톈진은 중국 직할시로 인구 1천200만명의 거대한 도시다. 2천500여 개의 한국 기업체가 진출해 있다. 한국학교는 이곳 교민 자녀의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교육을 담당하는데, 약 160여 명의 교직원과 1천여 명의 학생들이 생활하고 있다.

이 교장은 2009년 2월 20일 이곳에 부임했다. 그는 부임 직후 2001년 개교 때부터 임대해 사용하던 열악한 교사 이전을 최대 숙원사업으로 선정했다. 취임 바로 다음 날부터 작업에 들어가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모금과 예산 확보에 주력했다. 새 교사로 이전한 것은 그의 부임 후 10개월여 만의 일이다.

이렇게 빨리 새 학교로 이전할 수 있었던데는 이 교장 개인의 남다른 노력도 한몫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평생을 익힌 교육행정 업무와 추진력에다 방송통신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중국어 유학시험인 HSK 자격증까지 취득하는 등 톈진한국학교 교장으로서의 준비가 완벽했던 때문이었다. 중국인들의 협조를 얻는데 어려움이 덜했다는 것이다. 이 교장은 이런 노력의 결과를 인정받아 이달 15일 제30회 스승의날을 기념하여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였다.

이 교장의 상복은 대구에서부터 빛이 났다. 1998년 화원초등학교 근무 당시 PC통신의 교육적 활용에 관한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1999년 이후 8년간 대구시교육청 교육전문직으로 근무했을 때에는 대구시의 첫 정보화교육 담당 장학사로 활약도 했다.

한국학교 교장으로서의 보람에 대해 이 교장은 "국내 학교에서는 규정이나 관습 때문에 정말로 추진하고 싶은 교육을 시도할 수 없지만 한국학교에서는 가능하다"고 했다. 수채화로 비유하자면, 국내 학교는 거의 완성된 그림이라서 학교장이 바꾸려면 많은 어려움에 봉착하지만, 한국학교는 이제 겨우 밑그림을 그린 상태라서 얼마든지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나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애로점은 좋은 점보다 더 많다고 했다. 우선 한국보다 훨씬 어려운 의사결정을 할 일이 많다고 했다. 교직원 160여 명은 모두 1~2년 단위로 고용하기 때문에 고용문제가 끊임없이 일어난다고 했다. 또 대의원회의, 학교운영위원회와 법인이사회 등 각종 회의는 마라톤회의가 되기 일쑤라서 업무 부담이 더욱 크다.

그래도 이 교장은 한'중문화 교류에도 열심이다. 지난해부터는 중국 학생을 학교에 초청하여 한국 전통놀이하기, 전통음식 만들기, 1인 1가정 결연하기와 함께 한국어말하기대회도 열고 있다. 또 톈진시 초청 행사에 사물놀이, 밴드 등 학생 동아리를 우정 출연시키고 있다. 한국의 대학교 학생들에게 교생실습 기회를 제공하여 예비교사들에게 글로벌 인재 양성의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도록 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친정집' 같은 대구시교육청과도 다양한 차원의 교류 활동을 하고 있다. 2009년에 대구교육정보원과 MOU를 맺어 대구 e-스터디 및 사이버가정학습을 상호 협력하고 있고, 대구시교육청의 '정보생활' 인정교과서를 활용하여 교육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산하 수석교사협의회 회원들이 지난 1월에 방문하기도 했다. 오는 7월 중순에는 대구의 국악관현악단(사단법인 해마루)을 초청하여 국악캠프 활동을 하면서 톈진 교민들에게 '한여름 밤의 국악향기'를 선물할 계획이다.

이 교장은 한국에서 마라톤 풀코스를 58회나 완주한 마라토너다. 이곳에서도 매일 10~15㎞씩 조깅을 한다. 스트레스도 날리고 아이디어도 만들어내는 그의 중국생활 성공 노하우다. 대구교대와 계명대 교육대학원(교육행정학)을 졸업하였고, 청송 이현초교를 시작으로 화목'현풍'옥포'용계'화원초교 교사, 대구시교육청 장학사, 인지초교 교감 등을 지냈다.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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