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달성습지 보호 미룰 일 아니다

입력 2011-05-19 10:59:01

달성습지 보호가 시급하다. 큰비가 올 때 강에서 들어와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일이 되풀이된다. 습지 주변은 동식물 보호구역인데도 물고기를 잡거나 약초를 캐는 불법 행위가 여전하다. 대구시 등 보호 책임이 있는 행정기관이 버려둔 사이에, 달성습지가 오염과 환경 파괴만 가득한 버려진 곳이 되어 버린 것이다.

달서구 대천동의 낙동강과 금호강 합류 지점에 있는 달성습지는 도시 근교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대규모여서 철새 도래와 풍광으로 전국에 이름이 높다. 하지만 상류에 건설한 댐의 영향으로 유량이 많지 않아 10여 년 전부터 제대로 습지 구실을 못 하고 있다. 비가 오지 않으면 마른 습지가 되면서 생태계 교란과 함께 찾아오는 철새의 수도 크게 줄었다.

대구시는 1990년대 후반 정부의 습지보존법 제정에 따라 2005년에는 습지의 일부 지역을 복원하고 야생 동식물 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2016년까지 170억 원을 들여 인근 화원공원과 연계해 낙동강 생태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는 말뿐으로 생태공원 조성을 위한 용역 계획조차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다. 또 이 계획대로 실행된다 해도 급격하게 파괴되는 습지 보호에 무려 15년 이상이 걸리는 셈이다.

자연환경은 보존보다 파괴가 훨씬 쉽다. 반면 이를 복원하려면 보존에 들이는 비용과 시간의 수십 배가 필요하다. 이미 늦었지만 대구시가 지금이라도 당장 달성습지 보호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감시원을 늘리고 환경단체와 함께 주변 환경 파괴나 불법 행위를 철저하게 막아야 한다. 또 시민도 달성습지의 중요성을 인식해 무분별한 파괴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5년 뒤의 생태공원 조성보다는 지금 이 습지를 더는 훼손하지 않도록 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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