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방이야기] 대황

입력 2011-05-12 14:44:43

"급성 변비·복통에 효과…임신부·월경 땐 복용 않아야"

사람이 건강하게 산다는 것은 큰 행복이다. 건강하다는 것은 첫째 무엇이든 잘 먹고 소화를 잘 시키고, 둘째 먹은 것을 대소변으로 잘 배설하고, 셋째 잠을 잘 자는 것이다. 물론 적당한 운동을 겸하면 금상첨화다. 이들 건강의 3요소 중 하나만 잘못되어도 연쇄적으로 반응을 일으켜 우리 몸에서 건강의 적신호가 발생한다.

경제의 급속한 발전과 도시화가 되면서 서구 식생활의 영향을 받아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무척 많아졌다. 변비는 배변 횟수와 양이 줄어들고 대변을 보기 힘든 경우다. 의학적으로 1주일에 2회 이하의 변을 보거나, 변을 볼 때 심하게 힘을 주어야 하거나, 지나치게 굳어서 딱딱한 대변을 보거나, 대변을 보고도 잔변감이 남아있는 경우 등의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을 모두 변비라고 한다. 우리는 흔히 변비를 가볍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변비를 방치하게 되면 복통, 복부 팽만감, 조기 포만감, 오심, 구토, 소화불량, 치질 등이 생기기도 한다.

변비는 무엇보다 생활습관 교정을 통한 예방이 중요하다. 변비 예방을 위해서는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지 않는 것이 좋다. 하루 1.5~2ℓ 정도의 물을 마셔주고 섬유질이 많은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으면 도움이 된다. 유산균 발효유도 장내 환경을 개선하고 장운동을 활발하게 해 준다. 한편 변비를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그 고통을 알 수가 없다. 이런 경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 대황(大黃)이란 약재라 여겨진다.

대황의 원산지는 중국 북서부로 산골짜기의 습지에서 자란다. 뿌리줄기가 씨앗으로 번식하며, 다른 약초들에 비해 포기가 크고 튼튼하며 뿌리는 굵고 황색이다. 원줄기는 높이가 약 1~2m로 곧게 자라고 속이 비어 있다. 잎은 넓은 달걀 모양의 원형이며, 잎의 길이는 25∼30㎝이다. 7, 8월께 황록색의 작은 꽃이 가지와 원줄기 끝에 피며 9, 10월에 결실을 맺는다. 뿌리는 황갈색의 배추뿌리 모양으로 긴 타원형이며 직경이 4∼10㎝, 길이가 5∼15㎝이다. 질은 치밀하고 매우 단단하며 특이한 냄새가 나고, 모래를 씹는 느낌이 나며 혀를 노랗게 물들인다.

대황은 장군(將軍)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적을 무찌르고 태평한 시절을 이르게 하는 장군의 역할과 비슷하여 붙여졌는데 몸속의 변비를 매우 효과적으로 빠르게 제거하기 때문이다. 대황은 황량(黃良), 장군(將軍), 촉대황(蜀大黃), 화삼(火蔘), 우설대황(牛舌大黃) 등으로도 불린다.

대황은 마디풀과에 속한 여러해살이 풀인 장엽대황(掌葉大黃), 당고특대황(唐古特大黃), 약용대황(藥用大黃)의 뿌리줄기로 늦가을에 줄기와 잎이 마를 때나 이른 봄에 채취하여 수염뿌리와 겉껍질을 제거한 후 절편한 다음 건조하여 사용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장엽대황, 당고특대황, 약용대황이 자생하지 않으며 개대황, 토대황이 자생해 대용품으로 사용되기도 하나 효능이 떨어진다. 외형이 비슷한 참소리쟁이인 양제근(羊蹄根)을 사용하기도 하나 기원이 다른 식물이다. 백두산에서 자생하는 장군풀은 북한에서 약용으로 사용한다. 중국의 쓰촨, 칭하이, 시짱, 윈난 등지에서 많이 생산된다.

한의학적으로 대황의 성질은 차고 맛은 쓰다.

대황은 열을 내리고 대변을 통하게 하는 효능이 강해 급성변비와 복통에 매우 효과적이다. 인체 상부의 열을 내리는 작용이 있어 안구충혈, 구내염, 두통, 편도선염, 코피 등에 응용된다. 또한 해독 효능이 있어 이질'급성황달'맹장염'종기 등에 활용하기도 하며, 어혈을 없애는 작용이 있어 생리통이나 갑자기 월경이 없을 때도 사용한다.

대황의 성분은 뿌리와 뿌리줄기에 안트라퀴논 유도체와 타닌 등이 있다. 주요성분으로는 레인, 알로에모딘, 에모딘, 크리소파놀, 파스치온 등이 있으며 잎에는 루틴과 유기산, 아스코르빈산과 칼륨염이 함유돼 있다.

약리학적으로 대황의 안트라퀴논 유도체는 장에서 알칼리성에 의하여 분해되고 이때 발생한 유리 안트라퀴논은 연동운동을 강하게 해 배변 반사기능을 높여 설사를 시키고, 타닌은 지사(止瀉)작용과 건위(健胃)작용이 있다. 대황은 소량을 쓰면 타닌에 의한 건위 및 지사작용이 나타나고, 다량을 쓰면 안트라퀴논 유도체에 의한 사하(瀉下)작용이 나타난다. 또한 안트라퀴논 화합물은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내려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임상적으로 대황 추출물을 복용한 지 8시간 정도 지나면 대장에서 설사가 일어나는데, 반응이 느리게 나타나는 이유는 안트라퀴논이 느리게 분해되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대황은 성질이 매우 강하여 기를 손상시키므로 급성질환이 아니면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특히 임신부나 월경기간, 수유기인 경우에도 복용에 신중해야 한다. 평소 속이 냉한 사람의 경우에는 부작용에 의해 설사나 식욕감퇴가 나타날 수 있다.

##클릭

◆대황차=평소에 변비로 고생하는 경우 말린 대황 4~8g을 물 2ℓ에 넣고 끓여서 수시로 음용하면 도움이 된다.

◆외용제=대황분말을 물과 혼합하여 관절의 타박상이나 염좌, 물이나 불에 덴 화상에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도움말'한상원 대구시한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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