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맥스 영화관은 인간이 눈으로 볼 수 있는 최대 크기의 스크린을 자랑한다. 4층 높이의 스크린이 3D 입체를 입으면서 바야흐로 가장 스펙터클한 장면을 구현하게 됐다.
'아바타'와 같은 SF 액션부터 시작해 애니메이션 등 여러 편의 아이맥스 3D 영화를 감상했지만, 그래도 최고 경이로운 것이 지난주 관람한 '허블 3D'였다. '허블 3D'는 우주를 향한 인간의 집념과 영상을 향한 제작진들의 열정이 빚어낸 3D 다큐멘터리이다.
허블 망원경은 1990년 디스커버리호에 실려 우주로 발사돼 태양계 밖 우주를 생생하게 전해주었다. 19년 후인 2009년 5월 허블 망원경의 수리와 업그레이드 작업을 위해 7명의 우주비행사가 아틀란티스호에 탑승했다.
나사 하나까지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는 우주비행에 370㎏의 아이맥스 카메라가 동행했다. 일반 필름에 비해 상당한 부피와 무게인 아이맥스 3D 전용 필름도 함께 실렸다. 우주선에 실릴 수 있는 필름의 길이는 1.5㎞. 그래도 영화로 치면 8분 분량에 불과했다.
영화 촬영팀이 함께 탑승할 수 없기 때문에 우주비행사들이 직접 촬영을 해야 했고, 우주비행사들은 풀 속 EVA(우주유영활동) 훈련 기간 중에 촬영기술을 함께 익혀야 했다.
초속 2천800㎞의 속도를 따라 90분에 지구를 한 바퀴 돌았고, 이로 인해 90분마다 해가 뜨는 상황에서 빛을 조절하며 촬영을 해야 하는 고난도의 임무임에도 지구의 제작진과 우주의 비행사들의 노력으로 '허블 3D'가 탄생했다.
'허블 3D'는 관객들이 직접 우주비행선에 타고 가까이서 우주를 보는 듯한 생생한 체험을 하게 해준다. 오리온성운, 독수리성운 등 우주가 눈앞에 펼쳐진 것 같다. 특히 아틀란티스호가 발사되는 모습은 생생한 현장음과 함께 담아낸다. 제작진은 발사대에 마이크를 설치해 발사 순간 마이크가 모두 타버렸지만 소리들은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었다.
영화의 상당부분을 준비과정과 인터뷰 등을 담고 있다. 러닝타임은 44분. 일반 영화에 비해 턱없이 짧지만 그 임팩트는 결코 작지 않다.
성운의 모습이 나비 같고, 민들레 씨앗 같다. 수많은 별들이 지나며 태양계 밖을 보여줄 때는 사진으로는 볼 수 없는 경이로운 느낌을 받는다. 허블은 수억 광년 밖의 별도 찍었다. 그 별빛이 허블에 찍힐 때 그 빛은 지구가 탄생하기 전의 것이 아니던가.
우주로 보면 먼지 한 톨 밖에 안 되는 지구 안에서 벌어지는 온갖 시름과 근심이 한 없이 덧없어 보인다. 5월 자녀와 함께 체험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김중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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