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담은 문구, 예술로 재탄생

입력 2011-05-12 07:26:26

리안갤러리 '텍스트 애즈 아트' 국내작가 장준석'강윤적 등 참여

강윤정 작
강윤정 작 'Draw-Crevice'
켄델 기어스 작
켄델 기어스 작 'free speech'
장준석 작
장준석 작 'Fantasiless'

미술에서의 문자(text)가 사용되는 지점은 특이하다. 미술 작품에 사용된 문자라는 소재는 한쪽에서는 '기의'(記意)로 관람객을 끌어당기고, 또 다른 한쪽에선 '기표'(記標)로서 당긴다. 이 팽팽한 긴장감은 관객들에게 새로운 미술 세계로 안내한다.

리안갤러리는 '텍스트 애즈 아트'(Text as Art)전을 28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는 제목처럼 글이 예술로 탄생되는 것을 보여준다.

로버트 인디애나는 글자와 아라비아 숫자를 조각으로 만들어 내며 'LOVE'라는 단어를 국제적으로 만들었다. 그는 문자와 상업디자인을 이용한 그래픽 디자인으로 강렬한 메시지를 전한다. 영국 현대미술 대표작가 트레이시 에민은 13세 때 성폭행 당한 후에 겪은 자신의 삶과 상처를 직시하며 이 상처를 직설적으로 고백한다. 그는 화려한 조명 기기와 네온에 그의 삶을 담은 문구를 적어낸다.

사진과 조명을 이용해 현대인의 욕망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다니엘 부에티는 'Do I have to go somewhere to get where I am'라는 문구를 제시한다. 영화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단어를 변형시키거나 단어가 가진 고정된 의미를 뒤집어 새로운 의미를 부여시키곤 하는 켄델 기어스는 'FUCK'라는 도발적 단어를 네온사인을 통해 보여준다. 라이트 박스와 네온으로 텍스트 설치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보스 수덴버그의 작품도 전시된다.

국내 작가로는 김소라가 반복되는 일상 속에 내면화되어 있는 습관이나 제도의 형식을 다양한 시각적 결과물로 보여주는 회화를, 장준석은 판타지의 상징체이자 인간이 갈망하는 이상적 자유와 내재된 욕망을 '꽃'으로 표현하고자 문자 조각 '꽃'을 선보인다. 또 종이를 촘촘하게 붙여 문자와 이미지의 경계를 흐리게 하는 강윤정의 작품 '틈'도 전시된다. 053)424-2203.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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