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경산 새순 안돋고 절반 넘게 말라죽어
올봄 포도농가들이 지난겨울 한파와 폭설 등 기상이변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국내 최대 포도산지인 영천지역 포도나무 절반 이상이 발아기인 5월에 새순이 제대로 돋아나지 않거나 고사하고 있고, 경산의 머루포도(MBA) 재배단지도 나무에 새순이 돋아나지 않는 등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영천지역 포도농가들에 따르면 발아시기인 5월 들어 포도나무의 50∼60%가 동해를 입어 새순이 나오지 않고 고사하고 있다는 것.
영천시 조교동은 포도 재배면적 15㏊ 중 10㏊가 동해로 포도나무의 싹이 트지 않는 피해를 입고 있으며, 특히 10년 이상 된 포도나무가 있는 포도밭의 경우 전체가 동해를 입어 올해 수확이 거의 불가능하다.
MBA 재배단지인 영천시 화남면 일대 포도농가들은 상당수 포도나무가 고사해 나무를 베내고 새로 묘목을 심고 있지만, 새 나무가 자라 열매를 맺기까지 3년간 수확하기 어렵기 때문에 울상이다.
화남면 포도농가들은 "포도나무의 90%가 고사할 정도로 피해가 심각하다"며 "묘목마저 구하기 어려워 포도농사를 포기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이성대(62'화남면 사천리) 씨는 "포도밭 9천900㎡ 중 60%가 지난겨울 혹한으로 동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남병기 영천시포도발전협의회장은 "영천 포도 재배면적의 절반을 차지하는 금호지역 포도농가 대부분이 동해 피해를 입었다"고 했다.
영천은 5천여 포도농가가 재배면적 2천216㏊에 연간 3만9천640t의 포도를 생산하는 전국 1위의 포도 주산지이다.
경산지역 MBA 재배단지인 남천면 일대 포도농가들도 동해로 70∼80% 정도가 아예 새순이 나오지 않았거나 말라 죽는 바람에 폐농위기에 몰렸다.
남천면 산전리 일대 포도재배 농가들은 "지난겨울 동해로 올해에는 70∼80% 정도가 아예 새순이 나오지 않았거나 말라 죽는 바람에 일할 것이 거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존수(46) 산전포도작목반장은 "포도재배를 전업으로 하는 농가들이 동해로 올해는 생계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초에 5㎏ 상자 4천500개를 신청했던 농가가 1천500개로 3천 개를 줄였고, 5천500개를 신청한 농가는 3천 개로 줄였다. 일부 농가에서는 아예 신청하지 않은 농가도 있다"고 말했다.
경산시농업기술센터 이정우 친환경농업담당은 "지난해 가을 가뭄으로 포도나무들이 저장양분 축적이 적었고, 올겨울에 한파와 폭설로 새순이 돋아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영천'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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