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가 올 들어 서울시장이 발의한 14건의 조례안은 모두 통과시키지 않은 반면 서울시 교육감이 발의한 조례안 6건은 모두 통과시켰다고 한다. 서울시의회는 민주당이 전체 의석의 3분의 2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장은 한나라당 소속이며 서울시 교육감은 진보 성향이다. 정파를 떠나 자치단체의 문제에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의회와 자치단체가 서로 자신들의 주장만 앞세운 채 감정싸움에 매달리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한나라당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무상 급식 조례안을 의결했다. 그러자 서울시장은 망국적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며 이후 의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자치단체와 의회의 주장도 평행선을 달린다. 서울시 측은 의회가 조례안의 타당성을 이해하면서도 정치 논리로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난한다. 대신 의회 측은 시정 최고 책임자가 의회와의 시정 협의를 거부한 상황에서 시장 명의의 조례안을 처리할 수는 없다고 맞서고 있다.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의 싸움은 국회에서 여야가 대립하고 다투는 모습과 다르지 않다. 상대 당의 정책과 의견에는 무조건 반대부터 하고 보는 여야의 갈등은 우리 정치가 풀어야 할 고질적 문제로 꼽힌다. 국익이나 민생보다 소속 정당의 이해관계를 먼저 따지는 정당 이기주의가 지방자치의 장마저 흔들고 있는 것이다.
당장 정파에 따른 대립은 빚어지지 않겠지만 의회와 집행부의 감정싸움은 대구경북도 예외가 아니다. 집행부와 의회의 정책 충돌은 결코 나쁜 일이 아니다. 오히려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정당이 다르다고 무조건 반대하고 밉다고 외면한다면 결국 피해는 시민들에게 돌아간다. 지방자치는 주민들의 편익 증진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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