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절독 운동 동참 릴레이…가정·회사·공기관 따로없다

입력 2011-05-02 07:13:02

"지역민심 읽으려면 지역신문 읽어야" 달서구의회 구독 앞장

26일 대구 달서구의회 제186회 임시회에서 서재령 의원이 지역신문을 애독하자는 취지의 5분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26일 대구 달서구의회 제186회 임시회에서 서재령 의원이 지역신문을 애독하자는 취지의 5분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수도권 이익만 대변하고 지방 무시적 보도태도를 보이고 있는 서울지역 신문 절독운동은 단순한 신문 끊기가 아니라 지역을 살리기 위한 운동이다. 신공항 백지화에서 보듯이 서울지역 신문은 더 이상 지역을 대변해 주지 않는다.

지역에서도 서울지역 신문에 대한 절독운동이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동남권 신공항 유치에 총력을 기울였던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서울지역 신문을 절독하자는 움직임이 있는가 하면 개인 차원에서도 신문 구독을 중단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26일 대구 달서구의회 제186회 임시회에서 서재형 의원(용산2동'장기동)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서울지역 신문 절독 운동을 벌이자고 제안했다.

서 의원은 이날 발언에서 기사, 칼럼, 사설 등 온갖 지면을 통해 신공항 백지화를 막후에서 부추긴 서울지역 언론을 비판하면서 서울지역 신문 절독 운동을 달서구에서부터 시작하자고 주장했다. 서 의원에 따르면 달서구청 구독 현황은 서울지역 신문이 52%이며 지역 신문은 48%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는 "동남권 신공항 밀양 유치 무산 배경에는 (서울지역 언론들이) 지역주민들의 여론보다 수도권 중심의 여론을 비중 있게 보도한 몫이 컸다"며 "지역을 사랑하고 지역주민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지역 신문 구독률을 높이고 서울지역 신문은 점차적으로 줄이는 것만이 성난 지역민심을 대변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도영환 달서구의회 의장도 "달서구의회와 집행부가 절조애지운동에 먼저 앞장서야 지역 주민들도 동참할 것"이라며 "향후 시군구의장협의회에서 정식 안건으로 채택, 절조애지운동이 확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개인 차원에서 서울지역 매체를 절독하는 사례도 이어졌다.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결정이 내려진 직후 대구의 모 은행 지점장(55)은 수성구 신매동 자택에서 자동이체를 하며 20년 가까이 받아보던 한 서울지역 신문을 끊어버렸다. 그는 "해외로 여행 한 번 가려면 새벽에 나와 버스를 타고 인천으로 가야 하는 심정을 수도권 사람은 모른다. 귀국해서도 지친 몸을 이끌고 다시 4, 5시간이나 걸려서 집으로 돌아오는 불편을 겪어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지방 공항 무용론을 펼치는 서울지역 언론의 보도 논조를 보면서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어학연수를 가는 대학생인 아들도 이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며 "서울지역 언론이 수도권 중심의 지역 이기주의를 버리지 않는 한 지방발전엔 한계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대구에서 섬유관련 작은 업체를 운영하는 A(48) 씨도 '신공항 무산' 이후 사무실에 들어오는 서울지역 한 조간신문 구독을 중단했다. 사업차 중국 톈진으로 자주 왕래한다는 이 대표는 "대구엔 중국 노선이 많지 않아 부득이 인천공항을 이용한다. 1시간 30분 남짓의 비행을 위해, 집에서 인천까지 이동하는 데 5시간가량 소요된다는 것은 아이러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울지역 언론의 시각은 결국 지방민의 주머니를 털어 수도권을 배불리려는 것이다. 이는 개인뿐 아니라 기업의 입장에서도 경쟁력 저하를 가져오는 불평등 게임이다"고 주장했다.

배성훈'이석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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