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빼고 천천히, 천천히… 삶의 물결에 리듬 타봐요
행복을 하나의 목표로 보는 순간, 우리는 불행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삶의 목표, 지향점은 있겠지만 그것이 행복은 아니겠죠. 다만 그곳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는, 거기에 가면 '엄청 즐거울 거야' 하는 그 설렘과 기대감이 오히려 행복과 가깝지 않을까요. 마치 수학여행을 떠나기 전날 밤이 가장 행복하듯이. 독자 한민정 씨와 박광태 씨도 같은 마음이었나 봅니다. 무언가를 이뤄서, 남보다 더 가져서 행복한 게 아니라 하루하루가 감사하고 즐겁고 가슴 벅차다고 말합니다.
어찌 보면 삶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겠죠. 불행이 닥쳐오기도 할 겁니다. 누군가 아프고, 일자리를 잃고, 상심하고, 원망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 모든 과정을 마냥 웃으며 받아들일 수는 없겠죠. 다만 거기에 너무 빠져들지 않으면 될 것입니다. 허우적대면 오히려 물속에 더 빠져듭니다. 힘을 빼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삶의 물결 속에 몸을 내맡기면 결국 수면 위로 떠오릅니다. 힘든 시간이 무척 길게도 느껴지겠지만 결국 우리네 삶을 돌이켜보면 그 시간은 찰나에 불과하니까요.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형제자매가 많은 집의 맏이로 태어나 많은 것을 동생들에게 양보하며 자랐다. 부모님 사랑은 고사하고 오히려 부모 역할을 감당해야 했다. 스스로 길을 개척하며 억척같이 일하며 힘들게 살면서 행복이라는 단어는 아주 먼 곳에 있는 낯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나이 쉰을 넘긴 내게 '행복이라는 나비'가 날아들고 있다.
경남 창원에 사는 동생집에 갈 일이 있었다. 동생집에서 자는데, 동생이 내 낡은 지갑을 보며 "언니야, 그 지갑 이제 그만 쓰고, 새 지갑 하나 사라"고 했다. 그러면서 10만원 상품권을 건넸다. "야, 이 지갑이 어때서. 아직 괜찮다"라며 받지 않으려 했지만 결국 동생의 정을 거절하지 못했다. 집에 돌아와 20년 쓰던 낡은 지갑을 버리고 빨간색 예쁜 지갑을 샀다. 그날 하루 종일 예쁜 지갑을 수도 없이 열고닫으며 새삼 행복을 느꼈다. 지갑 때문이 아니라 동생의 마음 때문에.
며칠 후 서울에 사는 동생 전화가 왔다. "언니야! 내가 코트 하나 사면서 언니 것도 사려는데 사이즈는 '66'으로 하면 되지?" 그 말을 듣고 필요없다고 해도 "언니! 그 코트 이제 좀 그만 입어라. 하나 사서 보내줄게"라고 했다. 지금 서울 동생이 보내준 멋진 코트를 입고 다니며 일류 멋쟁이가 부럽지 않다. 행복은 어딘가에 꼭꼭 숨어있다가 살며시 나타나 "서로 사랑하고 베풀면서 살아가야 해"라고 속삭이며 날아가는 보이지 않은 나비인 것 같다. "나만 아니면 돼"가 아니라 "우리 모두 다 잘 돼야 해"라고 말한다면 행복 나비는 우리 곁에 분명히 자주 날아들 것이다.(독자 한민정 씨)
행복은 내가 항상 추구하고 매 순간 느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주변의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이 모두 느꼈으면, 항상 누렸으면 하는 것이 내 바람이다. 인생은 그리 길지가 않다. 태어나고 늙어서 죽는 그 순간까지 행복할 권리가 있다.
내 환경은 그리 좋지 않다. 집이 없어서 사글세를 살고 있고, 남편도 4년 전에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지금 너무나 행복하고, 하루하루를 감사하면서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운동을 하고, 밥도 맛있게 챙겨먹고, 일도 열심히 하고, 틈날 때마다 책도 읽고 영화도 본다. 하루하루 정말 열심히 살고 있다.
내일 갑자기 죽음이 찾아온다 해도 아무런 미련이 남지 않도록 깔끔히 정리하며 살고 있다. 어떤 환경이 닥치더라도 하나하나 정돈해가며 올바르게 살아갈 자신이 있다. 그래서 너무나 행복한 사람인 것 같다. 환경이 나쁘다고 탓하지 말고 자기가 처해진 상황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서 하나하나 해결해나가다 보면 차츰 나아져서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다. 항상 주변에 감사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다 보면 행복한 기운은 항상 우리 주변에 머무르리라 믿는다.(독자 박광태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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