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 탕… 스트레스 '박살'…클레이 사격

입력 2011-04-25 09:15:10

대구사격장 최고지만 동호인은 200명 불과

사격 저변 확대를 위해 무료 사격 교실을 여는 대구시사격연합회 우대현 회장이 대구사격장에서 클레이사격을 하고 있다. 대구시사격연합회 제공
사격 저변 확대를 위해 무료 사격 교실을 여는 대구시사격연합회 우대현 회장이 대구사격장에서 클레이사격을 하고 있다. 대구시사격연합회 제공

"스트레스 해소에는 이만한 운동이 없습니다. 정신 집중에도 최고이지요. 사격장을 찾아 '탕, 탕' 소리만 들어도 기분 전환이 됩니다."

대구에서 클레이사격 마니아로 꽤 알려진 우대현(67) 조일주택건설㈜ 대표이사의 사격 예찬론이다.

클레이사격 경력 20여 년의 그는 4년 전부터 생활체육 대구시사격연합회의 회장을 맡아 사격 저변 확대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대구에는 아시아 최고 수준의 시설을 갖춘 대구사격장(대구시 북구 금호동)이 있지만, 사격을 즐기는 동호인 저변은 넓지 않습니다."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우 회장은 적지 않은 나이지만, 최정용(66) 대구시사격연합회 고문 등과 연합회 차원에서 무료로 클레이사격 교실을 열기로 했다. 연합회는 5월 6일까지 선착순으로 100명의 수강생을 모집, 이론 교육 후 실제 사격을 지도할 예정이다. 클레이사격 교실은 5월 7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1~5시 4시간 동안 열린다. 사격에 관심이 있고 14세 이상이면 누구나 연합회 사무국(053-323-0049)이나 대구사격장 사무실(053-312-0000)로 참가 신청하면 된다.

우 회장은 "현재 대구경북에서 클레이사격을 즐기는 인구가 200명 안팎인데, 동호인 100명을 더 늘릴 계획"이라며 "사비를 털어 하는 일이지만, 이번 강습이 사격 저변 확대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격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가끔 연합회로 전화 문의하거나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들이 사격에 대해 묻는데, 돈이 많이 들고 위험하거나 배우기 어려운 운동으로 잘못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격의 장점을 널리 알리기 위해 사격교실을 열기로 했습니다."

우 회장은 사격은 돈이 많이 드는 운동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골프 등에 비해 적은 돈으로 배워 즐길 수 있다고 했다. 클레이사격 중 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아메리칸 트랩의 경우 2만5천원이면 한 라운드(25발)를 즐길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사격교실에는 대구 클레이사격의 선구자 역할을 한 최정용 고문이 강사로 나선다.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오랜 기간 사격 국가대표와 대구 대표를 역임하며 수십 개의 메달을 목에 건 최 고문은 "더 나이를 먹기 전에 가진 기술을 젊은 사람들에게 가르쳐주고 싶다"며 우 회장에게 사격교실을 열 것을 건의했다는 것.

우 회장은 클레이사격 입문 후 줄곧 매주 1, 2차례 사격장을 찾는다. 시간이 나거나 업무로 힘에 부칠 때는 반드시 사격장을 찾는다고 했다.

"사격에는 제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심리 상태에 따라 사격 점수가 달라지지요. 딴 생각을 하면 절대로 맞지 않습니다. 마음의 평온을 찾으면 점수는 저절로 올라갑니다."

우 회장은 클레이사격 트랩에서 컨디션이 좋을 때 25발을 쏴 20발을 맞추는 괜찮은 실력을 갖고 있다. 전국대회에서 메달을 목에 걸 정도의 실력은 아니지만, 그는 가끔 전국대회에 나가 실력을 겨룬다. 성적을 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과의 싸움을 즐기기 위해서다. 올해도 몇 차례 전국대회에 나갈 예정이다.

우 회장은 연합회의 살림을 맡은 후 이미 큼지막한 일 몇 가지를 했다. 회장을 맡은 이듬해인 2009년 9월에는 제1회 대구시사격회장배 전국사격대회를 성대하게 열었고, 2010년 4월에는 한'일 친선 국제사격대회도 연합회 주최'주관으로 마련했다.

사격의 저변 확대를 위한 우 회장의 바람은 끝이 없다. 이번 사격교실을 통해 저변이 확대되고, 최 고문과 같은 훌륭한 선수가 나오길 바라고 있다. 이를 위해 대학이나 실업팀의 창단도 지역 사회에 기대하고 있다.

또 그는 대구사격장이 잘 운영되려면 지금보다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사격 프로그램이 개발돼야 하고, 사격과 사냥 등을 연계한 관광상품도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좋은 시설을 갖춘 대구사격장에서 많은 시민들이 사격을 즐기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사격 교실에 등록하면 잘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사격으로 마음을 다스리고 산행으로 건강을 다진다는 우 회장은 삶에 대한 강한 열정을 발산했다. 그는 일제강점기 때 항일운동을 한 애국지사 백산 우재룡(1884~1955년) 선생의 아들이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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