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대구서 일 못하겠다"…간담회서 불만 쏟아져

입력 2011-04-20 10:15:04

"대구에 뿌리를 두고 사업을 키워나가고 싶지만 열악한 환경 때문에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대구지역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이 힘겨움을 호소하고 있다. 협소한 장소와 인력난, 투자분야 부재 등 각종 문제점 때문. 업계 관계자들은 '소프트웨어 클러스터 구축' 등 지역에 기업을 붙잡아 둘 '당근'을 요구하고 있다.

19일 대구 남구 대명동 계명대학교 내 ICT Park를 찾은 김범일 대구시장에게 지역 SW업체들은 '기업하기 힘든 도시' 대구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이날 자리는 ㈜이야기, ㈜위니텍 등 연매출 100억원 이상의 지역 SW 제작업체 대표들과 김 시장의 간담회 자리.

대구는 현재 249개의 SW 기업이 있으며 지난해 총 3천42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시는 SW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기업집적화 단지조성 사업 등의 계획을 고려 중이다.

간담회는 시작과 함께 대표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이들은 가장 큰 문제로 장소의 부족을 꼽았다.

㈜라온엔터테인먼트 박재숙 대표는 "회사 규모가 커지는 만큼 공간을 확장해야 하는데 ICT Park로는 부족하다"고 입을 열었다. ㈜애플애드벤처의 장기진 대표 역시 "구로디지털단지와 같은 집적화된 아파트형 공장이 필요하다"며 "특히 'SW'라는 특성상 바삐 변화하는 트렌드 감지를 위해 젊은이들이 주로 모이는 곳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소에 이어 인력난도 SW 기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다. 오큐브㈜ 원창연 대표는 "필요한 시점에 인력을 보충하기가 쉽지 않다"며 "SW는 개발인력이 하나의 큰 자산인데 지역 인재가 수도권으로 빠지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 ICT Park에 입주한 업체들은 계명대학교의 비협조적인 태도도 비난했다. ㈜미도정보기술 권수용 대표는 "소프트웨어를 연구하다 보면 늦게까지 연구실에 있기도 하고, 저녁을 배달시켜 먹기도 해야 하는데 몇 달 전부터 학교 내에 배달이 금지됐다"며 "아무리 건물을 임대하는 것이라지만 엄연히 기업들이 모인 곳인데 협조가 전혀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끝으로 대표들은 SW 기업협회를 구성해 수시로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시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지스 김성호 대표는 "기업들이 대구에서 뿌리를 내리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는 만큼 대구시도 SW 육성 전담부서를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요구했다.

이 같은 업체들의 애로사항에 대해 김범일 시장은 "SW 산업은 의료와 복지 등 차세대 신산업 성장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며 "이러한 SW 산업의 발전을 돕기 위해 전담부서를 신설할 수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대답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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