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화 책임론 등 반여 정서 급속확산…후폭풍 파장 거세
내년 4'11 총선이 꼭 1년 앞으로 다가왔다. 대구경북에서는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독주가 깨질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신공항 백지화' 책임론 등 '반(反)한나라당' 정서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백지화가 지역 의원들의 무능을 넘은 무관심 탓'이라는 불신이 총선까지 이어질 경우 한나라당의 고전이 예상된다. 반면 민주당 등 야권은 '정권 심판론'과 함께 야권 연대를 통해 대구경북 교두보 확보를 위해 총력을 펼칠 것으로 보여 한나라당의 독주에 브레이크가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역 현역 의원들의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의원들은 "분위기가 너무 안 좋다. 이런 식으로 가면 내년 총선에서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심지어 '무소속으로 나가는 게 유리하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이 대구 11개 지역구에서 단 2명만이 살아남았던 1996년 제15대 총선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재선 이상 중진급 의원들의 불안감은 더하다. 신공항 유치 실패 등으로 '더 이상의 정치적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한계론'이 확산되고 있는데다 유권자들 사이에 '그만하면 할 만큼 했다'는 피로도까지 나타나고 있어서다. 실제 이들 의원들이 있는 지역에는 정치 신인들이 대거 출마를 준비중이다.
신공항 백지화라는 핵폭탄급 외부 악재와 더불어 친이'친박이라는 내부 악재까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공항 백지화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입장 차이가 확인된데다 각종 현안에서 친이와 친박의 융합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 때문이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극적인 양보와 타협을 통해 정권 재창출 의지로 의기투합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한 공천과정에서부터 분열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많다.
반면 지역 야권들은 '이번만은 다르다'며 전의를 가다듬고 있다. 야권은 내년 총선에서 '신공항 재추진'을 공약으로 내걸고 표심을 공략할 예정이다. 또 4'27 재보궐선거에서 단일화를 이뤄낸 만큼 내년 총선에서도 단일화로 재미를 볼 수도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권은 한 단계 높은 야권 연대를 위해 이번 재보선을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무소속의 행보 또한 주목거리다. 지역의 특성상 역대로 야당 후보보다 더 큰 파괴력을 보였던 무소속 후보들이 내년에도 맹활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실력파' 무소속들의 활약은 곧바로 한나라당의 패배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다만 '반한나라' 내지 '비한나라'라는 민의를 업고 당선된 후보들이 당선 후 한나라당 입당 러시를 이룰 가능성도 없지 않아 이를 공약으로라도 막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어 눈길을 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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