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실사 논리도 우세
밀양 하남들과 가덕도 앞바다에 대한 동남권 신국제공항 입지평가위원회의 현장실사에서 밀양의 우세가 확연하게 드러났다.
24일 열린 가덕도 실사에서 부산 측은 정치인들이 대거 나서 건설비와 사업비 등에 대한 구체적 설명없이 "가덕도에 신공항이 오지 않으면 큰 반발이 있을 것"이라는 정치적 주장만을 되풀이했고, 가덕도의 최대 약점인 해양 매립에 대해서는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특히 부산은 환경 분야에선 전문가조차 참석하지 못할 정도로 열세를 사실상 인정했다.
반면 25일 열린 밀양 실사에서 경남, 울산, 대구, 경북 등 4개 시'도는 전문가 그룹이 중심이 돼 논리적이고도 과학기술에 근거한 답변으로 부산시를 압도했다. 이에 따라 4개 시'도는 30일 신공항 입지선정 발표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입지평가위원들도 밀양 현장에선 말을 아꼈지만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4개 자치단체장과 전문가 그룹이 동남권에 왜 신공항이 필요한지와 밀양에 신공항이 들어섰을 때의 효과를 차분하고도 논리적으로 설명할 때 평가위원들이 진지하게 경청하고 수긍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또 가덕도 실사에선 일부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이 대구를 감정적으로 폄하했지만, 밀양 측은 절제된 언어로 하남들의 장점만을 부각시키며 평가위원들을 설득했다.
양측은 최치국 부산발전연구원 연구실장과 권창기 울산발전연구원 기획실장이 각각 나서 가덕도 해상과 밀양 하남들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이후부터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다.
부산 측은 프레젠테이션 이후 국회의원들과 유력 인사들이 나서 가덕도의 장점을 설명했다. 현기환'박민식'이종혁 국회의원이 차례로 마이크를 잡았고, 이어 이영 남해안시대포럼 상임의장 등 신공항 대책위 관련 인사들이 발언권을 얻었다. 서의택 동북아허브공항포럼 회장과 오광중'정헌영 부산대 교수 등 전문가 그룹은 후순위로 밀렸고, 또 환경분야 전문가는 아예 없었다.
그러나 밀양 측은 전문가 그룹을 앞세워 평가위원들을 설득했다.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뒤 곧바로 전문가 그룹에 발언권을 넘겼다. 항공과 항만 분야에선 박경진 우주엔지니어링 부사장, 김재석 경일대 교수 등이 나섰고, 토목 분야는 이우진(고려대)'김영수(경북대) 교수가 설명했다. 교통물류'도시계획 분야는 윤대식(영남대)'김경환(경상대) 교수와 정웅기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 마상열 경남발전연구원 부위원장 등이 의견을 제시했다. 환경 분야에는 권성현 경상대 교수가 나섰다.
이처럼 평가위원들에 버금가는 다양한 전문가들이 나서자 평가위원들도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전문가 그룹은 구체적인 사례와 수치를 들어 밀양과 가덕도를 비교하며 밀양이 가진 장점을 설득력 있는 논리로 풀어갔다. 사회를 맡은 류재영 국토연구원 본부장은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나와서 평가위원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고, 박창호 입지평가위원회 위원장은 "동남권에 제2허브공항을 건설하려는 취지를 잘 알고 있고, 여러분들의 의견을 잘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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