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 모든 부문 밀양이 앞서…가덕도 약점은 접근성

입력 2011-03-24 10:38:31

국토부 신공항 입지 평가 항목 비교해보니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입지결정을 1주일 앞둔 23일 오후 대구 북구 성북교 앞 삼거리에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입지결정을 1주일 앞둔 23일 오후 대구 북구 성북교 앞 삼거리에 '대통령님! 약속하셨잖아요. 신공항은 밀양이라고… 믿습니다!!'라고 적힌 신공항 유치 플래카드가 내걸려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23일 국토해양부가 확정한 동남권 신국제공항 입지평가 요소가 밀양 하남들보다는 부산측(가덕도 해상)에 더 유리한 기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동남권 신공항 입지평가위원회가 지난 8월부터 토의를 거쳐 확정한 평가항목을 공개했다. 확정안에 따르면 평가분야 가운데 ▷공항운영 ▷경제성 ▷사회·환경 분야에 각각 30%·40%·30%의 가중치를 부여했다.

국토부 평가기준을 적용할 경우 신공항 후보지인 밀양 하남들이 가덕도 해상보다 다소 불리한 적용을 받았지만 평가항목 가운데 70% 이상 비교우위를 가진 것으로 분석됐다.

◆평가기준 뜯어보니

대구, 경북, 경남, 울산 등 4개 시·도는 신공항 평가기준으로 공항운영 25%, 경제성 30%, 사회·환경 45% 비율로 가중치를 반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부산시는 경제성과 사회·환경에 각각 30%, 공항운영에 40%를 반영해 줄 것을 촉구했다.

대구시 등의 요구안과 이날 공개된 정부측 평가항목을 비교해 보면 공항운영 분야에서 5%p(포인트), 사회·환경 부문에서 15% 차이가 나는 등 20% 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반면 부산시의 경우 공항운영 분야에서만 10% 포인트 차이를 보여 대구시 요구안 격차(20% 포인트)의 절반 수준이었다.

특히 두 지자체가 올린 요구안과 정부 평가항목 가운데 가장 큰 차이를 보인 항목은 대구시가 올린 사회·환경 분야(대구시는 45% 반영을 요구했으나 30%로 확정됨)로 무려 15% 포인트 차가 났다.

평가항목 가운데 경제성 분야는 양측 요구안과 10% 포인트 차이를 보여 격차는 똑같았다. 평가항목 기준이 부산시에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국토부 관계자는 "30일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에 대한 입지 평가결과를 발표하며 그 결과는 곧 부지 선정을 의미한다"면서도 "하지만 두 후보지 모두 평가 절대치를 넘어서야 하고, 그러지 못할 경우 둘 다 탈락하거나 대안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밀양에 '짠' 기준 적용해도 우위

▷경제성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경제성은 ▷수요(여객/화물/전환수요) ▷비용(총사업비) ▷편익(여객/화물)▷건설 계획 분야로 나눠졌다. 이 분야에선 모든 부문에서 밀양이 가덕도보다 앞선다.

여객 수요의 경우 국토연구원과 경남측 및 부산측의 분석이 대동소이하다. 모두 2020년 기준으로 동남권의 항공여객은 1천200만명 이상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환수요의 경우 대구, 경북, 경남의 인천공항 국제선 이용객(작년 기준 200만명) 2천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밀양에 신공항이 들어서면 100% 밀양을 이용하겠다고 답했지만 가닥도에 들어설 경우 절반 이상은 인천공항을 이용하겠다고 응답, 밀양이 접근성에서 우위를 보였다.

물동량(화물수요)에서도 밀양 신공항이 우위다. 관세청이 16개 시·도별 항공기 운송 수출입 물동량 조사 결과, 대구경북과 경남, 울산 등 4개시·도의 물동량이 부산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로 나타났다. 4개 시·도의 지난해 수출입 물동량은 25만1천 800t(대구:2만3천685t, 경북:9만6천213t, 경남 7만1천727t, 울산 6만175t)으로 집계돼 부산의 3만1천334t에 비해 8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남부권 전체 물동량 역시 119만 2천413t으로 전국 물량의 35.2%를 차지했다. 향후 예상 물동량에서도 밀양 신공항이 충분히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건설비도 국토연구원과 경남도는 물론 고려대, 한양대, 전남대, 한국항공정책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밀양의 경우 8조원에서 10조원 소요될 것으로 분석됐지만 가덕도 해상은 10조원에서 16조원으로 천차만별이다. 일부 기관에 서는 가덕도의 경우 24조원까지 든다고 분석하고 있다.

▷사회·환경

가덕도의 최대 약점은 '접근성'이다. 전남대 분석에 따르면 밀양과 가덕도를 중심으로 한 반경 75㎞ 영역에 사는 인구 수를 따져보면 가덕도에 비해 밀양 인근 인구가 360만 명 이상 더 많다. 게다가 남해고속도로 확장, 88올림픽고속도로 확장, 울산~함양 고속도로 개통 등으로 광주 등 호남권 주요 도시와 밀양까지의 간격도 2시간 30분으로 앞당겨져 밀양 신공항은 진정한 남부경제권을 책임지는 관문공항이 될 수 있다. 토지의 경우 고려대 분석에 따르면 산을 절취해서 반경 6㎞ 이내에 성토하는 비용(밀양)이 수십㎞ 거리의 제3의 장소에서 토사를 절취·운반해서 수심 16~35m의 바다를 매립하는 비용(가덕도)이 2~3배 차이 난다. 1994년 수심 18m의 간사이공항 개항 당시 공사비는 20조원 수준이며, 부산시가 한국교통연구원에 용역 발주한 2005년 조사에서도 20조원에 육박했다.

환경측면에서도 밀양 신공항 후보지 주변 지역 대부분은 생태자연도 3~5등급으로 항공기 진출입을 위한 구역 일부가 생태자연도 1등급인데 반해 가덕도는 섬 전체가 생태자연도 1등급이다. 가덕도 후보지 일원 해상은 문화재 및 환경관련 법령에 의해 개발이 엄격히 제한되는 곳으로 낙동강 하구 문화재보호구역, 부산연안특별관리해역, 자연환경보전지역, 습지보호지역이 중첩 지정돼 있다.

▷공항운영

밀양과 가덕도 조건이 엇비슷하다. 장애물 경우 고정장애물은 밀양의 경우 10개의 산지를 절개해야하고 가덕도는 해상은 비행 경로가 김해공항과 일부 겹치기 때문에 안전상 신공항 입지로 부적합하다.

또 가덕도 해상은 공역 중복 외에도 대형선박과 철새 충돌 우려로 국제공항으로서 안전에 심각한 취약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엄용수 밀양시장은 "가덕도 해상은 지난해 대형선박의 가덕수로 통항량이 4천350회 가량인데다 철새 서식지인 을숙도도 가덕도 주변에 있어 '선박충돌 위험성' '버드스트라이커' 등이 항공기 안전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춘수·박상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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