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대통령 전용기 회항 진상조사 착수

입력 2011-03-14 00:38:59

해외순방에 나선 이명박 대통령이 전용기의 이상으로 긴급 회항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아랍에미리트(UAE)공식 방문길에 오른 이 대통령이 탄 대통령 전용기(공군 1호기)는 12일 오전 8시 10분경 서울공항을 이륙한 지 25분이 지난 8시 35분 기체가 흔들리고 동체 아래쪽에서 딱 딱하며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자 기체결함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1시간 40여분만에 인천공항으로 회항했다.

착륙 후 점검한 결과, 동체의 대통령 출입구 아래쪽에 부착된, 외부 공기를 흡입하는 뚜껑(에어커버)이 느슨해지면서 문제를 일으켰던 것으로 확인됐다. 수리를 마친 전용기는 오전 11시 10분 UAE로 다시 향했고 이 대통령은 당초 예상보다 2시간여 늦게 아부다비에 도착했다. 청와대는 "경미한 문제였지만 100만분의 1의 상황에 대비한 결정"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대통령 전용기의 회항사건은 이 대통령이 아부다비에 도착한 이후에야 국내에 보도되는 등 13시간 동안 철저하게 보안에 부쳐졌다. 이는 청와대 홍상표 홍보수석이 "대통령의 동선(動線)과 일정이 공개되는 것은 경호상 문제가 있다"며 상황이 정리된 후에 보도해 줄 것을 기자단에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한편 대통령이 탄 전용기가 기체고장 가능성 때문에 회항한 것은 대통령의 안위와 관련된 중대한 사태라는 점에서 경호처의 사전점검 미흡 등 책임소재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는 14일 대통령 전용기 회항 사태와 관련, 진상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혀 주목된다. 청와대 경호처는 현재 대통령 전용기의 정비 감독을 맡고 있는 공군과 정비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대한항공을 상대로 사고 경위에 대한 정밀 조사를 진행중이라는 것이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부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이 번갈아 대통령 특별기를 운항해 오던 체제를 대한항공과 5년간 임차계약을 맺고 '전용기'를 운용하게 되면서 항공사간 경쟁이 없어진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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