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청 문화예술 접목 6억5천만원 지원…재개발추진위 "상권활성화 기대
대구 중구 방천시장이 '전통시장 유지'와 '재개발' 사이에서 갈림길에 섰다.
쇠퇴한 시장 활성화를 위해 한쪽에서는 수억원을 들여 예술을 접목한 특화 사업을 벌이고 있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 1970년대 대구 중구 대봉동에 개설된 방천시장은 서문시장, 칠성시장과 함께 대구의 '3대 시장'으로 자리매김하며 1990년대까지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방천시장이 급격히 쇠퇴하자 대구 중구청은 시장을 살리기 위해 2009년 2월부터 지역 미술 작가들과 주민이 힘을 모아 점포에 문화예술을 접목하는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사업'에 선정되면서 국비 6억5천만원을 지원받아 '문전성시'(門前成市)라는 이름으로 시장활성화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해왔다.
이에 반해 시장 땅 주인들은 2009년부터 시장 전역에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재개발 대상지 135가구 중 80%가 넘는 110가구가 재개발에 동의한 상태다. 중구청에 따르면 방천시장 재개발조합설립추진위원회는 2009년 7월 아파트를 포함한 22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 건립을 위해 시장정비사업 추진계획승인 신청서를 구청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구청은 같은 해 10월 대구시에 재개발 추진계획 승인을 요청했고, 대구시 시장정비사업심의위원회는 지난해 4월 '부분 보완'을 조건으로 승인을 내려 추진위원회로 돌려보냈다. 이후 추진위원회는 신청서를 보완해 다시 제출했고 현재 시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재개발추진위원회 박호주 위원장은 "오래전부터 재개발을 추진 중이었는데, 중구청이 이를 알고도 수억원을 들여 시장 활성화 사업을 했다. 결과적으로 예산을 낭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상인은 "예술과 접목한 특화사업이 언론의 조명을 크게 받으면서 시장 내 시설과 분위기는 좋아졌지만 상권활성화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중구청 관계자는 "'문전성시' 사업은 재개발 사업이 미뤄지면서 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시작된 것"이라며 "재개발 추진과 방천시장 활성화는 별개의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중소기업청 관계자는 "대형마트나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상인, 주민, 행정기관이 합심해서 노력해도 힘든 마당에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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