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범 13년…한해 수백억 쓰고도 뚜렷한 성과 못거둬
국내 유일의 '문화엑스포'를 표방한 '경주세계문화엑스포'(이하 경주엑스포)가 출범 13년째를 맞았으나, 특히 전문인력 부재와 백화점식 행사, 동원성 관객 모으기 등에 치우쳐 행사의 전반적인 재점검을 통해 정체성 확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주엑스포는 지난 1998년 9월 처음 열린 이후 2000년, 2003년, 2006년(캄보디아 앙코르와트), 2007년에 이어 4년 만인 올해 8월 6회 행사가 열린다. 엑스포는 당초 2년마다 1차례씩 대규모 행사와 소규모 행사 등으로 번갈아 열 계획이었으나, 행사여건과 준비 차질 등으로 개최시기가 들쭉날쭉하고 있다.
또 '천년고도 경주의 현재적 의미 구축' '한국의 수준 높은 문화경쟁력 강화' 등이 엑스포의 당초 추진방향이었으나, 외국 풍속이나 축제의 백화점식 나열에 치우치고 국내 문화의 경쟁력 제고에는 큰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행사 때마다 140억원(2007년)에서 355억원(2000년)까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면서 100만 명 이상이 관람했다고 홍보하고 있으나, 상당수가 공무원을 비롯한 공조직이 동원된 것이어서 행사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주엑스포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해온 한 문화계 인사는 "추진인력이 경북도, 경주시, 문화재단 인사 등으로 뒤섞여 전문성이 크게 떨어지는데다 행사내용도 한국 문화의 경쟁력을 높이기보다 외국 풍속을 백화점식으로 소개하는 데 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태국 방콕 행사 무산 이후 2013년 터키 이스탄불 행사를 조급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주시 한 간부는 "문화엑스포 재단이 방콕행사 무산 이후 이에 대한 보상심리로 터키행사를 서둘러 성사시키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터키는 태국과 캄보디아에 비해 거리가 먼데다 유럽문화권이기 때문에 2년의 준비기간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임재해 안동대 민속학과 교수는 "경주엑스포가 세계인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새로운 전시형태를 보여줘야 한다"면서 "전문성을 바탕으로 경주문화의 정체성부터 찾는 일이 급하다"고 말했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표=경주세계문화엑스포 현황(자료:경상북도)
개최연도 관람객수 사업비
1998 304만명 404억원
2000 172만명 355억원
2003 173만명 210억원
2006(캄보디아) 45만명 60억원
2007 140만명 14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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