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방이야기] 쇠무릎(牛膝)

입력 2011-03-03 14:24:18

"허리 통증'무릎 관절통에 좋아…임신부는 유산에 주의를"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척추나 무릎의 퇴행성 관절 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무릎 퇴행성 관절염 수술 환자 수가 최근 3년 사이에 2배나 증가했으며, 여성의 비율이 남성의 10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좌식생활을 많이 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무릎 퇴행성 관절염 유병률이 높다. 특히 여성의 경우 쪼그려 앉거나 무릎을 꿇는 등 가사노동이 많아 남성보다 관절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다. 지나친 운동이나 등산으로 무릎에 과부하가 생겨 발병하기도 한다. 노화와 함께 찾아오는 무릎 퇴행성 관절염에서 벗어나려면 적절한 체중 유지와 규칙적인 운동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평소 무릎이나 허리가 좋지 않거나 예방차원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쇠무릎이다. 쇠무릎은 산기슭과 길섶, 들판의 그늘진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풀이다. 쇠무릎은 비름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50~100㎝쯤 자라고 8, 9월 줄기와 가지 끝에 연녹색 꽃이 핀다. 통통한 마디의 생김새가 마치 소의 무릎과 같다 하여 쇠무릎이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열매는 가시 모양으로 사람의 옷이나 동물의 털에 잘 달라붙는다. 반투명이고 젓가락만큼 굵은 실뿌리들이 모여 있으며 달이면 끈적끈적한 진액이 나온다. 우리나라 곳곳의 산과 들에 흔하게 자라는데 따뜻한 남쪽지방에서 자라는 것일수록 뿌리가 굵고 실하며 북쪽지방으로 갈수록 줄기와 뿌리가 가늘다.

옛날에는 봄철에 줄기가 15~20㎝쯤 자랐을 때 채취하여 나물로 무쳐 먹거나 튀김, 부침개 등으로 먹었다고 한다. 한약재로는 우슬(牛膝)이라고 하는데 10월 말에서 11월 초에 줄기와 잎이 누렇게 변하면 뿌리를 채취하여 물로 깨끗이 씻어 흙을 완전히 제거한 다음 햇볕에 건조하여 사용한다. 우리나라 전국 산야에서 자라기도 하지만 중남부지역에서 재배하고 있으며 전남(영암'장흥'강진'고흥), 경북(영주), 경남(함양) 등지에서 재배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허베이'허난'쓰촨 등지에서 많이 생산되고 있다.

한의학적으로 우슬의 성질은 평하고 쓰면서 신맛이 있다. 우슬의 쓴맛은 기를 아래로 내려 주로 하복부'허리와 하지에 주로 작용하여 효능을 발휘한다.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발생하는 어혈 증상이 있을 때 혈액순환을 시키면서 어혈을 소거시키는 활혈거어(活血祛瘀) 효능이 있어 생리불순, 생리통, 생리불통, 자궁근종, 출산 후 복통 등 부인과의 어혈증에 사용하는 약재이다. 또한 관절을 이롭게 하며 근골을 튼튼하게 하여 요통, 좌골신경통, 무릎관절통 등에 많이 쓰이며 열로 인한 혈뇨나 방광염과 타박상 등에도 응용한다.

말린 우슬은 어혈을 없애주고 찐 우슬은 관절, 근육 및 뼈를 강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 선조들은 우슬이 기운을 아래로 내리게 하고 자궁을 수축시키는 작용이 있어 난산이나 분만 후 태반과 오로(惡露'산후 분비물)가 잘 나오도록 하는데 활용하기도 했다.

약리작용을 살펴보면 주성분인 트리테르페노이드 사포닌이 들어 있는데 가수분해하면 올레아놀릭산이 생성된다. 이 사포닌은 올레아놀릭산을 배당체로 하는 것으로 적어도 4종 이상의 사포닌이 내포되어 있으며 자궁수축작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뇨작용을 하는 칼륨염도 많이 들어 있어 비뇨생식기의 염증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혈관벽을 이완시키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혈압을 낮춰주며, 위장관의 기능을 억제해 항경련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우슬의 다당류는 동물실험에서 천식, 항암효과 및 면역강화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우슬 추출물은 진통, 항염증 효과 및 골다공증의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관절염과 골다공증 치료 및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슬은 기를 아래로 내리는 작용이 있어 임신부는 유산의 위험이 있으므로 복용을 금하며, 또한 자궁근종 등이 있어 월경량이 많은 경우에도 복용해서는 안 된다. 또한 장이 약해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은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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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슬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평소 관절통, 요통, 손발 저림이 있을 때 효과적이다. 하반신의 기능을 강화하고 허리, 하복부 및 하지관절을 충실하게 하고 힘이 나게 하는 효능이 있다.

◆우슬주(牛膝酒)

가을에 채취한 뿌리를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한 후 소주를 붓고 밀봉하여 냉암소에 6개월 정도 보관한 후 적당량을 마시면 일정한 도움이 된다.

◆우슬차(牛膝茶)

뿌리를 채취하여 깨끗이 씻은 후 그늘에 말렸다가 물 2ℓ에 우슬 10g 정도를 넣고 적당힌 달인다. 색깔과 맛이 좋고 차가운 겨울 날씨를 녹이는 따뜻한 차로 손색이 없다.

◆우슬고(牛膝膏)

민간에서 주로 행해진다. 솥에 우슬이 잠길 정도의 물을 넣고 하루 동안 푹 삶는다. 그 다음 약재를 건져 내고 남은 약물을 다시 하루쯤 달이면 조청처럼 되는데 이것을 식혀 냉장고에 보관해 두고 수시로 음용하면 좋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도움말:한상원 대구시한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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