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꼴찌에 근성도 부족,2년 연속 최하위 확실시…홈경기도 겨우 4승뿐
"해도 너무 하는 것 아닙니까."
2010-2011 프로농구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대구 오리온스의 홈구장인 대구체육관에서는 익숙한 장면이 목격된다.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털고 일어서는 관중들, 홈팀의 졸전에 참았던 불만을 토로하는 관중들의 모습이다.
농구팬들은 "프로의식이 실종된 것 같다. 홈에서만이라도 최선을 다하길 기대하며 농구장을 찾지만 번번이 헛꿈만 꾼 것 같다"고 했다. 부진한 성적에 연고지 "대구를 떠나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팀당 치르는 54경기 중 48경기를 소화한 3일 현재 오리온스는 11승37패로 10개 팀 중 최하위다. 9위 팀과 4.5경기차로 벌어져 남은 6경기를 모두 이기더라도 자력으로는 탈꼴찌가 어렵다. 이대로 순위가 결정된다면 오리온스는 프로 출범 이후 두 번째로 2년 연속 최하위의 불명예를 떠안는 팀이 된다. 최초는 인천 전자랜드(2004-2005, 2005-2006시즌)였다.
오리온스는 2007-2008시즌 이후 4시즌 연속 최하위권(10-9-10-10위)에 머물러 '만년 꼴찌팀'이라는 오명까지 덮어쓸 처지다. 2001-2002시즌 정규시즌 1위와 이후 6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농구명가의 몰락치고는 너무 급작스럽고 긴 침체다.
시즌 전만 해도 팬들은 중위권 성적을 기대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으로 대표팀에 차출되는 선수가 없어 다른 팀에 비해 전력누수가 없었고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실질적인 1순위(재계약 선수 제외)의 글렌 맥거원을 영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반 승수 쌓기에 실패한데다 맥거원마저 잦은 부상에 기량도 들쭉날쭉해 해결사 역할을 하지 못했다. 1, 2년차 젊은 선수들의 경험 부족에다 벤치의 작전도 특색을 잃어 팀 전체가 총체적인 난국에 빠진 모습만 드러냈다.
득점력은 경기당 74.3점으로 전체 9위, 반면 실점은 80.1점으로 최다실점 2위에 올라 '적게 얻고, 많이 잃는' 비효율적 플레이를 펼쳤다. 더욱이 팀의 리더 부재로 경기후반 조직력이 흐트러지며 역전패를 당하는 경기가 많았다. 이면계약 파문과 관련된 소송공방으로 빠진 김승현의 부재는 공격력에 불씨를 피우지 못했고 고질적인 수비불안은 더욱 나빠져 전력 약화를 부채질했다.
지역 농구팬들의 화를 치밀게 한 건 홈에서의 성적과도 무관치 않다. 오리온스가 홈팬들 앞에서 축포를 터뜨린 건 4차례뿐. 11승 중 4승으로 홈 승률이 5할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달 6일 SK전 승리(61대60) 이후 홈에서 승전보를 울리지 못했다.
유종의 미라도 거둬야할 처지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남은 6경기 중 오리온스가 우세를 보인 팀은 한 팀도 없다. KCC(9일·1승4패), 동부(11일·5패), LG(19일·5패), 삼성(20일·1승4패)에 절대 열세를 보였고 SK(5일)와 인삼공사(13일)에는 2승3패로 뒤졌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프로농구 전적(2일)
전자랜드 80-62 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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