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92주년 3·1절, 우리 역사의식 되돌아봐야

입력 2011-03-01 10:43:22

제92주년 3·1절을 맞아 본사 취재팀이 지역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100명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가 충격적이다. 극소수의 어린이들만 3'1절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있을 뿐 대부분의 아이들은 '학교가 개학하는 전날' '신사임당이 떠오른다'는 등 엉뚱하게 대답했다.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이 3'1절의 의미를 잘 모른다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만 초등학교 고학년생들까지 3'1절의 의미를 모르는 것은 문제가 있다.

어린이들이 3'1절의 의미를 잘 모르는 것은 역사 교육에 소홀한 어른들 책임이다. 아이들이 3'1절에 태극기를 거는 것은 알고 있지만 왜 거는지를 잘 모른다면 가정과 학교에서 어른들이 그 의미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은 탓이다. 어른들이 3'1절에 대해 아이들에게 설명하지 않고 단순히 노는 날로 치부한다면 이 같은 현실이 개선되지 않을 것이다.

어른들의 역사의식도 개선되어야 한다.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일본 관광객들을 상대로 기를 충전해 준다는 관광 상품을 선보이면서 그 대상에 일제강점기 때 창경원으로 격하됐던 창경궁과 명성황후가 시해된 경복궁을 포함시켜 논란이 빚어진 일은 안일한 역사의식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또 3'1독립선언 현장인 서울 탑골공원에 독립선언서 석판의 글씨를 원문과 다른 컴퓨터 활자체로 고치면서 오'탈자가 많아 문제가 된 일도 마찬가지다.

3'1절은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현실에서 보듯 단순히 기념식으로 그칠 기념절이 아니다. 일본은 독도를 자기 영토라고 주장하는 교과서를 발간하고 있으며 독도로 본적을 옮기는 일도 벌이고 있다. 우리의 역사 교육을 강화, 역사의식을 가다듬어 대응해야 하며 일제 잔재를 청산하는 작업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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