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은 중앙과의 인사 교류가 적어 아쉽습니다. 공무원들의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면 중앙과 지역의 친밀도가 높아질 뿐 아니라 정보력에서 앞설 수 있어 예산 따내기가 수월할 수 있거든요. 울산만 하더라도 최근 경북 출신의 장만석 전 국토해양부 정책실장을 경제부시장으로 영입했고, 부산도 중앙 공무원을 대대적으로 영입하고 있습니다."
강범구(53) 국토해양부 항만정책관은 중앙과 지역 공무원의 인사 교류를 적극 권장했다. 자신도 경북도청에서 공직을 시작했으나 중앙으로 과감히 활동 무대를 옮긴 전력이 있다.
지역 공무원들의 자세도 꼬집었다. 최근까지도 중앙 부처 국장급인 자신을 찾아와 민원을 제기하는 지역 인사들이 적다는 것이다. 경북도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만큼 안면 있는 지역 공무원도 많지만 감감무소식이다. 호남과 충청도 인사들이 문턱이 닳게 자신을 찾는 것과는 대조적이라고도 했다.
그는 업무 분야가 항만 쪽이어서 지역과 크게 밀접하지는 않지만 꾸준히 도울 일을 찾아보면서 애정을 과시했다. 1996년 재정경제원 SOC대책반에 있으면서 우리나라 최초로 신항만건설 기본 계획을 수립한 것이 그랬다. 당시 포항영일만 신항은 그가 지속적으로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해 신항만 계획에 포함됐다. 또 2000년 초에는 항만개발과장과 항만정책과장으로 재직하면서 울릉 사동항 방파제 확장 사업을 추진했고, 2007년에 완료된 여객부두 및 화물부두 축조 사업의 추진 기틀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울릉도에 최대 5천t급 여객선이 접안할 수 있게 돼 관광객과 주민들의 입출항 여건이 개선됐다. 특히 최근에는 영덕 강구항을 연안항으로 지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강 정책관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이란 글귀를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그동안 여러 번의 고비를 맞았지만 최선을 다한 결과 '칼날'을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란다. 1999년 부산항 건설사무소에서 근무할 때는 황영산 인근 도로가 무너진 토사에 함몰된 사건이 발생, 자칫 모든 책임을 질 뻔했지만 다행히 그 이전에 '항만 인근 도로 관리는 시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을 관철시켰던 덕분에 무사했다.
어려서부터 넉넉지 않았던 형편도 '진인사대천명'을 곱씹는 이유이다. 장학금을 받지 못하면 대학을 갈 수 없던 터라 공부에 매진했고, 그 결과 대학에서는 등록금을 내고 남는 돈을 고향에 보낼 정도의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다. 지금도 가훈으로 간직하고 있는 이 단어는 자식들에게도 교육시켜 KAIST에 다니는 큰아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고 귀띔했다.
의성이 고향인 강 정책관은 의성 봉양초교, 봉양중, 경대사대부고, 서울대를 졸업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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