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문화콘텐츠 영주시서 개발…육체·정신 수련 범시민 운동 보급
동양철학에서 만물 생성의 근원이 되는 힘을 기(氣)라고 한다. 기는 언제나 펄펄 살아있어야 하고 흘러넘쳐야 한다. 기가 죽어서도 안 되고 막혀서도 안 된다. 자신도 모르게 기가 죽어가고 막혀간다면 건강을 잃게 된다.
옛 선비들은 양생법(도인기공법)인 신체 굴신운동, 호흡조절, 안마, 기운행 등의 동작을 통해 신체에 기와 혈을 흐르게 했다. 퇴계 선생의 활인심방과 민속전통놀이, 전통무예, 기공, 학춤 등과 선비들의 심신수련법인 양생수양법을 응용해 만든 '선비체조'를 통해 기의 흐름을 바로잡고 생활의 활기를 되찾는 것도 건강을 지키고 노화를 방지하는 비결일 것이다.
영주시가 지역문화콘텐츠 개발 사업으로 야심 차게 추진한 '선비체조'가 지역 주민들의 체력과 심신을 단련하는 수단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선비체조는 현대의학에서 반(反)노화법으로 증명된 퇴계 선생의 활인심방과 도리깨질, 기공 바위밀기, 활쏘기, 제기차기, 연 얼레질, 쥐불놀이, 택견, 말타기, 활개치기, 기공 안마, 학춤 등의 수련법과 선비들의 심신수련법인 양생수양법을 응용해 현대에 맞게 만든 체조라고 소개했다.
특히 동작은 선비체조만의 특색을 살렸고 선비들의 일상 생활 동작을 이용해 다목적 운동이 가능하도록 구성됐다. 또한 서서 하는 체조(선비 기풀이 체조)와 앉아서 하는 체조(선비 앉은 체조 십단금), 전통음악과 현대음악을 나눠 구성해 놓아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다.
영주시보건소 서현숙 건강증진담당은 "선비정신을 계승하고 지역특색을 살릴 수 있는 문화콘텐츠 개발을 위해 선비체조 개발 계획을 수립했다"며 "선비체조는 현대체조와 에어로빅, 한국무용, 댄스, 선비 생활 동작을 양생수양법과 접목, 육체와 정신을 수련하고 균형과 조화를 추구하는 체조"라고 말했다.
선비사상을 널리 알리고 자기수양법을 통한 인격 완성과 사회통합을 이루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선비체조는 김주영 영주시장의 제안으로 경북대학교 산학협력단(책임연구원 오동섭 교수)이 용역을 맡아 개발했으며 지난해 12월과 이달 9일 1·2차 중간보고회를 갖고 시연회를 가졌다. 시는 2차 시연회에서 도출된 문제점을 보완해 2월 말까지 완료한 뒤 3월부터 지도자 양성교육을 시작, 범시민운동(각급 학교 체육활동, 문화행사 등에 공연활동으로 활용)으로 보급해 나갈 방침이다.
선비체조 개발 용역을 맡은 오동섭 경북대 교수는 "체조를 통해 선비사상을 배우고 주민들의 건강증진을 도모할 수 있도록 옛 선비들의 건강지침서와 생활동작 등을 조합해서 만들었다"며 "선비체조는 유산소 운동이 가능해 적은 운동량으로도 기 흐름을 다스릴 수 있어 건강증진에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영주·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선비운동하는 법
'선비 기풀이 체조'(서서 하는 체조)는 준비운동, 주운동 9동작, 정리운동 등 3부로 나뉜다.
1. 준비운동(제자리에서 걷는다, 앞으로 걸으면서 박수·뒤로 걸으면서 박수, 오른쪽·왼쪽으로 원을 그리며 걷는다)
2. 목 운동(고개를 위로 들고 아래로 숙인다. 오른쪽 왼쪽으로 한 바퀴씩 돌린다)
3. 어깨 운동(양손을 어깨에 얹고 돌리며 앞으로 걸어나가 두 팔을 엇가르며 원을 그린다. 한 팔을 접고 한 팔은 편 상태로 돌아서 걸어간다)
4. 등배 운동(한 팔씩 앞으로 민다. 양손을 잡고 두 팔을 앞으로 민다. 반복 실시한다)
5. 팔 운동(두 발을 앞뒤로 서서 두 팔을 크게 흔든다. 두 팔을 흔들다가 활 시위를 당기듯이 오른팔을 가슴 쪽으로 당긴다. 반대쪽으로 중심 이동한다)
6. 다리 운동(제기를 차듯이 왼발을 들면서 오른쪽으로 180도 돈다. 갤로핑 스텝을 하면서 양손을 돌리며 위로 올린다. 왼손을 옆으로 들고 쥐불놀이하듯이 오른손을 크게 돌린다)
7. 전신 운동(양발을 스텝 터치하면서 박수를 친다. 상대방을 마주보고 손뼉을 친다. 몸을 좌우로 뒤튼다)
8. 뜀뛰기 운동(양손을 앞으로 뻗어 뛴다. 오른쪽으로 살짝 뛰었다가 제자리에 와 왼발을 든다)
9. 팔다리 운동(다리를 번갈아 들면서 양손을 머리 위에서 좌우로 흔든다. 박수를 치면서 양팔을 사선으로 들고 한쪽 다리를 들며 가볍게 뛴다)
10. 숨고르기(손목을 가볍게 틀면서 한쪽 다리를 가볍게 든다. 두 팔을 사선으로 휘돌리며 앞으로 나간다)
11. 정리운동(머리, 어깨, 팔을 가볍게 두드린다. 가슴, 복부, 허리를 가볍게 두드린다. 양손을 복부에 대고 원을 그리며 쓰다듬는다. 양팔을 머리 위로 올렸다가 턱 아래로 내린다. 양팔을 벌려 가슴을 내밀며 호흡한다. 손바닥이 하늘을 보게 하여 복부에서 가슴 쪽으로 올리며 호흡한다. 양손을 머리 위로 올렸다가 허리를 숙이며 양손을 수평으로 뻗는다)
◆'선비 앉은 체조'
1.단금 어깨 운동 2.단금 목 운동 3.단금 옆구리 운동 4.단금 등 운동 5.단금 몸통 운동 6.단금 격추 운동 7.단금 무릎굽혀 등 운동 8.단금 발목 운동 9.단금 기공안마 10.단금 숨고르기
◇"학춤서 힌트 얻어 구상…지역 문화 창달에 기대" … 선비체조 제안 김주영 시장
"선비의 고장을 대표하는 문화콘텐츠 개발의 필요성을 느껴 선비체조를 개발하게 됐습니다."
선비체조 개발 제안자인 김주영(63·사진) 영주시장은 "선비체조는 말 그대로 옛 선비들의 양생수양법을 본떠 현대체조에 접목시킨 것"이라며 "심신을 수련, 맑은 정신과 건강한 육체로 선비정신을 계승하고 널리 알리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열린 선비문화축제장에서 펼쳐진 '학춤'에서 힌트를 얻었다"는 김 시장은 "기풀이 운동(선비체조)을 통해 신체의 막힌 기는 뚫고 맺힌 기는 풀어내어 시민들의 건강증진을 도모하고 생활에 활기가 넘치도록 하겠다"며 "전 시민운동으로 보급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또 "선비체조는 현대체조, 에어로빅, 한국무용, 댄스를 선비 양생수양법을 접목시켜 만든 영주 선비사상의 상징물"이라며 "체조를 통해 선비사상을 계승발전시키고 시민 건강증진에도 앞장서겠다. 앞으로 선비축제, 인삼축제, 시민체전, 시민걷기대회 때 선비체조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선비체조는 시민의 화합과 단결, 심신수양과 건강유지, 우수한 지방문화 창달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주·마경대기자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